이상경 프로파일러가 밝힌 '강남역 살인사건'(일문일답)

2016-05-22     원성윤
ⓒ연합뉴스

하지만 김씨는 진술 전반에 걸쳐서 "2년 전부터 여성들이 나를 견제하고 뒤에서 험담한다"며 여성에 대한 반감과 피해망상을 드러낸 바 있어 진술 앞뒤가 맞지 않는 모습이다.

경찰은 '증오 범죄'(헤이트크라임)와 '정신질환 범죄'를 구분지어야 하며, 김씨 범행은 증오 범죄가 아니라 정신질환 범죄라는 입장이다.

17일 새벽 서울 서초구의 한 주점 화장실에서 여성을 마구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모씨가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경찰서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하고 있다.

다음은 이 경사와 일문일답.

-- 김씨 같은 피해망상 정신질환자가 특정 대상에 반감을 갖는 경우가 많다는데 이 경우 왜 하필 '여성'인가.

-- 무슨 집단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던 건가.

▲ 신학원이다. 김씨는 20대 초반에 신학원을 다녔는데 2년 전 한 교회에서 개설한 교리 교육 코스를 다시 수강했다. "추진력 있게 일을 하려 했는데 여학생들이 견제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등 막연한 느낌과 생각을 이야기했는데 구체적인 피해 경험은 진술하지 않았다. 망상을 보이는 조현병 환자들의 진술 패턴이다. 근거없이 '내 느낌이 그렇기에 확실하다'며 피해를 받았다고 신념화하는 것이다.

이상경 프로파일러

-- 김씨가 신학원에 있던 2014년 이전에는 여성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는 이상행동을 보인적 없나.

-- 김씨가 여성에게 물리적 형태의 공격성을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인가.

▲ 육체적인 공격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머니에게 공격적인 태도를 보인 적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버지와는 거의 대화를 하지 않고 그나마 소통하는 게 어머니였는데, 어머니에게 거친 말이나 욕설을 하는 등 언어적 공격성을 보인 바 있다.

-- 최근 일했던 가게에서 위생 상태 지적받았다는데 여자에게 받은 것인가.

-- 피의자는 일부러 공용 화장실을 노린 것인가. 왜 하필 그 화장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나.

▲ "자연스럽게 거기를 떠올렸다"고 진술했다. 범행 장소 선택 이유에 대해 논리적인 설명을 하지못했다. 정신질환자들 특징이 자신에게 익숙한 장소, 편한 장소에서 범행을 저지른다. CCTV도 고려하지 않는 등 현실 검증력이 떨어진다.

-- 헤이트크라임과 정신질환 범죄는 다른 것인가.

-- 김씨는 스스로 '여성 혐오'가 있다고 인정했나.

▲ 여성 혐오 있는지, 일반적인 여성 전반에 대한 반감이 있는 지 물었더니 '일반 여성에 대한 반감은 전혀 없다'면서 자신이 여성 혐오가 아니라고 진술했다. 여자에게 인기가 있었던 적도 있고, 자신을 좋아하는 여자도 있었다고 하더라. 그러다가 여성들에게 실제 피해를 당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인터넷상에 있는 여성혐오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니, '어린 사람들의 치기 어린 행동인 것 같다'고 말했다. '나는 그런 이들과는 다르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