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성소수자+대한민국=그들이 한글로 쓴 이야기

미국에서 16살 때 커밍아웃한 저는 한국 생활에 익숙해지기 힘들었습니다. 저는 이야기를 솔직히 못하기 때문에 어색한 상황을 많이 났습니다. 예를 들어서 저한테 매날 물어보던 그 질문 '션, 여친 생겼어? 아니라고? 왜 아직.. 잘 생겼는데...'. 미국이었다면 제가 '저는 게이예요'라고 대답해 버렸을 텐데 여기서는 반응이 뭘건지 몰라서 되게 조심스럽게 대답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답답해지는 저는 드디어 동료들에게 고백해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2016-05-16     히지양

어느덧 5월 중순, 그 말은 제 17회 퀴어문화축제가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 입니다. 저는 청계천 인근에서 축제가 열리던 2011년부터 퀴어문화축제에 관객으로서 참가를 해 왔으며, 2013년부터는 공연 및 퍼레이드 차량 탑승 등을 통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참여를 해 왔답니다. 공연과 퍼레이드뿐만 아니라 퀴어문화축제의 다양한 볼거리 가운데 하나는 수많은 부스들인데요. 최근에 들어서는 미국과 여러 유럽 국가들의 대사관에서도 부스를 열고 참여해 미디어의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대사관 외에도 여러 단체들, 개인들이 부스를 신청하여 축제를 찾는 이들과 소통하고, 다양한 기념품이나 예술작품, 먹을 거리와 마실 거리를 판매하기도 합니다. 최초로 시청 광장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린 작년에는 그 부스의 수가 200여 개에 달했다고 하지만 저는 여태까지 부스활동에는 크게 참여할 필요성을 못 느껴 직접 부스를 내지는 않고 구경만 했습니다.

작년 퀴어문화축제 현장의 수많은 인파와 파란 천막의 부스들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한 모임 'LGBTQIA and Allies in Korea (한국 퀴어와 그 친구들)'의 로고

또한 매년 열리는 퍼레이드만 보아도, 참여하는 외국인의 비중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지지를 보내는 만큼 대우를 받고, 참여 의사를 밝히는 만큼 참여 기회를 제공받을까요? 한국의 특성상 많은 단체와 활동들이 지인들과 인맥에 의존을 하는 경향도 있고, 외국인을 같은 사람으로 보기 이전에 그저 '신기한' 존재로 보기만 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너무 많습니다. 외국인들에게 제공되는 정보 또한 매우 제한적입니다. 저는 여태까지 퀴어문화축제에서 또한 외국인들이 주체가 되거나 외국인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부스나 활동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LGBTQIA and Allies in Korea (한국 퀴어와 그 친구들)'이라는 모임을 이끌어나가는 제가 이러한 소외계층(외국인 성소수자들)을 위해 조금 더 뭔가를 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들었습니다. 그것이 제가 올해 퀴어문화축제에서 'LGBTQIA and Allies in Korea (한국 퀴어와 그 친구들)'의 이름을 내건 부스를 차리고자 결심한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부스활동은 무엇이 있는지 한번 같이 살펴볼까요?

'LGBTQIA and Allies in Korea (한국 퀴어와 그 친구들)' 부스에서 무료로 배포될, 혹은 판매될 아이템들 가운데 일부

***@thedrinkybear의 다른 작품들은 www.instagram.com/thedrinkybear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www.heezyyang.com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외국인 성소수자들이 직접 한글로 쓴 한국생활 경험담을 모아놓은 리플렛의 샘플 페이지

***모바일을 통해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의 편의를 위해, 손글씨의 스캔본 아래에는 그 내용을 컴퓨터로 타이핑한 것을 덧붙이도록 하겠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손글씨 스캔본을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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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1 '개인적인 질문'

미국인 이세요?

몇살 이세요?

교사 이십니까?

월급이 얼마인가요?

왜 안 했어요?

여자친구 있어요?

한국여자랑 만난적이 많아요?

아저씨, 죄송하지만 저는 남성을 선호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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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

한국 성소수자 생활 아주 어려운 것을 알아요. 제 한국 성소수자 친구들이 부모님에게 거짓말해야 해요. 생활을 감취야 해요. 너무나 많이 비밀을 지켜야 해요. 다른 사람인 척하는 것이 진짜 힘든 것을 알아요. 어렇게 살면 생활이 정말 어려운 거예요. 이 사람들이 나보다 더 강해요.

이 사람들이 나에게 희망을 줘요. 그리고 그 것은 이미 돕고 있어요. 해마다 바뀌는 것은 봤어요. 작년 퀴어문화 축제에서 이성애자 가족 지지자들을 봤어요. 부모님과 아이들이 갔어요. 변화가 생겨요. 저는 그 것의 일부가 너무 자랑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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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3

미국에서 16살 때 커밍아웃한 저는 한국 생활에 익숙해지기 힘들었습니다. 새 외국사람를 만나자마자 개방적으로 말하는 제가 새 한국사람을 만날 때 어떻게 행동하면 될까 하는생각이 많았습니다. 당연히, 제가 처음 왔을 때는 한국말 전혀 못해서 직장 동료를 빼고 한국 찬구들이 별로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어차피 저희가 같이 일함으로서 동료와 정이 생겼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이야기를 솔직히 못하기 때문에 어색한 상황을 많이 났습니다. 예를 들어서 저한테 매날 물어보던 그 질문 '션, 여친 생겼어? 아니라고? 왜 아직.. 잘 생겼는데...'. 미국이었다면 제가 '저는 게이예요'라고 대답해 버렸을 텐데 여기서는 반응이 뭘건지 몰라서 되게 조심스럽게 대답했습니다.

제가 '우리는 서로 만난 지 꽤 됐는데도 저에 대한 누나가 모르는 것이 아직도 있어요. 저는 누나들이 저를 다르게 생각하지 않을 걸 희망하지만 제가 게이예요.'

제가 '네, 사실이죠.'

'너, 우리 친구야. 우리가 나이를 먹을수록 세계엔 정말 다른 많은 사람이 있는 걸 배우게 돼. 너를 향한 우리의 마음은 변하지 않아. 그럼, 남친 있어?' (한국분들이 너무 사랑하는 그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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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4 '진전의 희망'

희망이나 꿈이란 보통 예상도 생기죠? 당연히 내 생각에 이상화한 한국 생활이랑 현실은 다를 줄 알았어요. 그래서 그 차이 경험했을 때 놀랐지 않았어요. 처음에 한국에서 몇개월 동안 모험심이 강했어요. 새 친구 만나기 즐겼고 주말마다 여행가거나 친구랑 술 많이 먹었어요.

그렇지만 진전을 보이고 나는 기대하고 있어요. 시간이 갈 수록 자유가 강해지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소수자들의 마음을 알게 될 수가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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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5

-나는 타코걸 바이섹슈얼 여

이야기 6

이야기 7 '여수 밤바다'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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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8 커피 마시면서...

그런데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

"Where are you from?"

그 친구 두명은 많은 다른 LGBTQIA 한국인처럼 자기 가족에게 커밍아웃할 수 없고, 애인을 찾기 힘들다. 나도 대학교까지 커밍아웃을 못 했는데 그들의 경험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2011년에 서울로 왔는데 다른 LGBTQIA 한국인을 만나고 아주 오픈하게 살고 있는 '게이' 친구들 많아지고 가족과 친구에게 커밍아웃했던 사람도 증가할 것 같다. 나는 시골이나 도시에 사는 친구들은 모두 이렇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고 기대된다.

지금까지 8인의 외국인 성소수자분들이 한글로 직접 써 주신 이야기들을 읽으셨습니다. 저는 초안을 받은 뒤 글의 에디팅을 담당하고, 리플렛 제작과 이 포스트 작성을 하면서 여러 차례 이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몇 번이나 가슴이 짠하기도 했다가 한국어로 쓰였지만 외국어 표현처럼 쓰인 부분을 읽을 때는 귀여움에 웃음짓기도 했습니다. 이 7개의 이야기를 모아둔 리플렛과 이 포스트 글이 제가 의도한 대로 외국인과 한국인 사이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길 빌며, 그리고 이야기들을 읽어주신 분들께서 새로운 시선과 견해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셨길 빌며 글을 마칩니다.

www.heezyyang.com/2016/05/17.html 에 들러 기부 방법에 대해 읽어시보고 궁금한 점은 언제라도 문의 주시기 바랍니다. 만약 시청광장에서 6월 11일에 열릴 제 17회 퀴어문화축제 오프닝에 오실 계획이시라면, 우리 부스에 들러 리플렛과 부채를 무료로 받아가시고 우리와 함께 신나게 축제를 제대로 즐겨 보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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