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연기 어땠어?"라는 옥시 전 대표의 말은 진짜였을까

2016-05-12     원성윤
ⓒ연합뉴스

뉴시스 5월12일 보도에 따르면 신현우 전 옥시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으로 검찰에 소환된 포토라인 앞에서 사과한 뒤 자신의 변호사에게 "내 연기 어땠어요?"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 5월9일 보도에 따르면 신 전 대표는 2차 소환 당시 "남은 여생 참회하고 유가족분들에게 도움줄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 평생 봉사하는 인생을 살겠다"는 말로 유가족들과 피해자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지만, 이 모든 게 '거짓'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신 전 대표가 조사실로 이동하면서 이 말을 할 당시 가까이 있던 검찰 직원이 이를 듣고 중간 간부에게 보고했고, 이영렬 지검장 등 서울중앙지검 수뇌부에도 이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검찰 직원이 옆에서 듣고, 이를 부정확하게 전달한 것이었다. '크로스 체킹'을 하거나 당사자 반론 역시 받은 보도도 아니었다.

뉴시스는 법조계 한 인사의 코멘트를 인용해 "다른 사람도 아닌 본인 입으로 '연기'라는 표현을 한 만큼 신 전 대표가 그간 했던 사과는 결국 진정성이 없는 것으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신 전 대표의 이런 이중적 태도는 옥시가 이 사건을 어떤 태도와 생각으로 대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지적한 멘트를 추가했다.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가 9일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고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가고 있다.

오마이뉴스 5월12일 보도에 따르면 신 전 대표 측 김승식 변호사는 "신 전 대표는 내게 '내가 한 얘기 중에 잘못된 점은 없었느냐. 실수는 없었느냐'라고 물었다. 저는 '잘하셨다. 사과한 것도 잘 하신 것'이라고 답했다"면서 "중대한 조사를 받으러 가는 사람이 검찰 수사관을 옆에 두고 '내 연기 어때?'라고 말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김승식 변호사는 "신 전 대표를 파렴치한으로 몰고 가고 있다. 13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둔 상황에서 너무 치명적"이라면서 "검찰에 사실관계를 꼭 좀 확인해달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뉴시스는 뒤늦게 오후 6시52분 기사를 통해 "이에 대해 신 전 대표 측은 발언이 와전된 것 같다. '연기'라는 표현을 한 적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며 "당시 피해자들과 언론 앞에서 너무 떨리고 정신이 혼란한 상황 속에 사과를 해서 엘리베이터에 올라탄 뒤 동행한 변호사에게 "내 얘기 어땠어요?"라고 했다는 것이다. '얘기'를 검찰 측 직원이 '연기'로 잘못 알아들은 것 같다는 설명"이라고 덧붙였다.

'얘기’를 '연기’로 잘못 알아들은 게 사실이었다면? 이미 검찰로부터 새어나온 이야기는 모두 기사로 퍼졌다. 그리고 책임질 사람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