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두테르테, 트럼프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한 영국 전문가의 분석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서 압승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다바오 시장을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와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독재자가 되거나 국제정세에 혼란을 초래할 위험이 더 큰 인물이라는 이유에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0일(현지시간) 영국 포츠머스대학 국제관계학 강사 톰 스미스가 쓴 '필리핀 지도자가 훨씬 나쁘다'는 기고문을 실었다.
그러나 정치 경험이 없는 트럼프와 달리 두테르테는 노회한 정치인이며, 이번 대선에서 압승해 이미 상당한 국내외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고 스미스는 지적했다.
그는 검사 출신이고 그와 그의 가족은 강력한 정치파벌로 성장해 왔다"고 말했다.
언론의 철저한 검증이 없었기에 자신을 부패한 기존 체제에 맞서는 자로 포장할 수 있었다는 게 스미스의 설명이다.
두테르테는 독재자였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처럼 철권통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차이로 지적됐다.
스미스는 "트럼프가 미국에서 계엄통치를 할 수 있다거나, 이를 시도할 것이라고 믿는 이들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 정부는 최근 미군에 자국 내 군사기지 사용을 허가했는데, 두테르테 정부가 주둔비용 등과 관련한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스미스는 "트럼프와 두테르테 두 사람을 비교하는 기사는 클릭 수를 높이는 소재로는 좋겠지만 부정확하며, (필리핀내 문제를 미국인의 눈으로 왜곡해 바라보는) 문화제국주의적 접근이 될 위험도 있다"면서 "공화당 대선후보와의 겉으로만 그럴싸한 비교 없이도 두테르테는 충분히 위험한 인물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