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가 콜레스테롤의 주범? 카페스톨의 정체

그간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해 아메리카노를 고집해 왔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일이다. 칼로리가 0인 아메리카노도 페이퍼 필터로 거르지 않으면 콜레스테롤 상승을 장담할 수 없으니 말이다. 드립커피를 즐길 여건이 안된다면 페이퍼 필터에 한번 걸러 마시는 것도 방법이다. 이도저도 성가시다면 집에 있는 알커피를 즐기는 것이 오히려 이로울 수도 있겠다.

2016-05-08     비온뒤

이뿐만이 아니다. 정씨가 머신으로 내린 아메리카노와 핸드드립으로 내린 아메리카노의 유분량을 비교한 결과, 머신으로 뽑은 아메리카노에 훨씬 많은 기름이 들어 있었다. 두 커피 위에 기름종이를 올려 확인한 결과다. 핸드드립 커피는 거름망을 통해 기름기가 걸러졌다.

거름망을 통해 걸러진 커피기름의 정체는 '카페스톨(cafestol)'이다. 커피에는 약 500가지 이상의 화학물질이 들어 있는데, 이중 에소프레소에 미세하게 떠다니는 기름과 커피거품 크레마가 카페스톨이다. 카페스톨은 탄화수소(C20H28O3)의 일종이다.

하지만 카페스톨이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콜레스테롤과 간효소 수치를 높이는 단점도 있다. 2007년 미국 베일러 의과대학(Baylor College of Medicine) 연구팀은 커피의 카페스톨이 저밀도지질단백질(LDL) 농도를 높인다고 밝혔다. 또 네덜란드 보건과학연구소에서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4주간 하루 5잔의 커피를 마시게 한 실험에서는 남자 8%, 여자 10%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했다.

단, 핸드드립 커피와 더치커피는 예외다. 핸드드립 커피는 페이퍼 필터, 더치커피는 세라믹 필터를 통해 카페스톨이 걸러지기 때문이다. 특히 핸드드립에 사용되는 페이퍼 필터는 카페스톨 등 커피 지방성분을 95%가량 걸러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페스톨이 녹내장에 미치는 영향도 생각해볼 수 있다. 미국 보스턴 브리검 앤 여성병원 연구팀이 40세 이상의 성인 남녀 약 12만 명을 대상으로 카페인 함유 음료 섭취량과 의학기록을 분석한 결과, 매일 3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면 녹내장 발병률이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녹내장은 실제로 콜레스테롤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고려대의대 가정의학과 교수팀이 20대 이상 남성 4,875명의 안압과 허리둘레, 체질량지수, 혈압, 총콜레스테롤 수치 등을 분석한 결과, 안압이 높은 집단일수록 콜레스테롤 수치도 높게 나타났다. 콜레스테롤 강하제가 녹내장 치료제로 쓰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간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해 아메리카노를 고집해 왔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일이다. 칼로리가 0인 아메리카노도 페이퍼 필터로 거르지 않으면 콜레스테롤 상승을 장담할 수 없으니 말이다. 드립커피를 즐길 여건이 안된다면 페이퍼 필터에 한번 걸러 마시는 것도 방법이다. 이도저도 성가시다면 집에 있는 알커피를 즐기는 것이 오히려 이로울 수도 있겠다.

* 이 글은 의학전문채널 <비온뒤> 홈페이지(aftertherain.kr)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