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과 정서의 균형 찾기 | 빈센트 반 고흐 '파이프를 물고 귀에 붕대를 한 자화상'

이성이 정서를 통제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우리는 감정을 받아들이고 인정했다고 머리로는 생각하지만, 막상 그 상황이 닥치게 되면 다시 감정이 울컥 올라와버리곤 하지요. 억누르는 것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극복하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때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서 그 반대의 감정을 대립시킬 수 있습니다. 불안한 느낌이 들 때 내가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떠올리면 안정적인 정서를 불러일으킬 수 있듯이 말입니다.

2016-04-29     김선현

빈센트 반 고흐 | 파이프를 물고 귀에 붕대를 한 자화상 | 1889년

1889년 1월 7일 병원을 퇴원한 고흐는 귀에 붕대를 감은 자신의 모습을 자화상으로 남겼습니다. 파이프는 이 그림보다 1년 앞서 그려진 < 반 고흐의 의자 Van Gogh's chair >에서도 등장합니다. 자신을 내세우는 오브제로 파이프를 활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 | 의자와 파이프 | 1888년

이성이 정서를 통제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우리는 감정을 받아들이고 인정했다고 머리로는 생각하지만, 막상 그 상황이 닥치게 되면 다시 감정이 울컥 올라와버리곤 하지요. 억누르는 것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극복하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때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서 그 반대의 감정을 대립시킬 수 있습니다. 불안한 느낌이 들 때 내가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떠올리면 안정적인 정서를 불러일으킬 수 있듯이 말입니다.

이러한 정서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논리적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미술이라면 관찰, 스케치, 수채나 유채 등의 채색 혹은 조소나 판화, 그 밖의 다양한 방식으로 작품을 완성해야 합니다. 문학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언어라는 논리적 도구로 구성합니다.

이성과 정서 중 어느 한쪽만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면 우리가 받아들이는 정보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아름다움은 감정의 영역이지만 왜 아름다운지를 찾아내는 것은 이성의 영역이고, 철학은 논리적 이성의 영역이지만 인간에 대한 공감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다르게 설명하면 이성과 정서가 조화를 이룰 때 예술의 아름다움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고, 철학의 개념도 완전히 소화할 수 있는 것입니다.

* 이 글은 필자의 저서 <누구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의 내용 중 일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