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모습에 갇히지 마세요 | 다중인격을 키우는 '자아 관리'

'인격 변화'는 자연스러운 '마음의 법칙'이지만, 외부에서 비치는 모습, 페르소나가 꼭 하나여야만 한다고 믿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자신의 진짜 모습이 아님에도 '남이 생각하는 나'를 보여주기 위해 엄청난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한다. 마치 무대 위에서 혼신의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이 무대에 내려와 한숨을 크게 내쉬며 쓰러지는 것처럼.

2016-04-26     김현철
ⓒGettyimage/이매진스

"저는 이런 사람 같은데, 남들은 아니라네요. 어떤 게 맞는 건가요?"

"전부 다 맞아요."

'인격 변화'는 자연스러운 '마음의 법칙'이지만, 외부에서 비치는 모습, 페르소나가 꼭 하나여야만 한다고 믿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자신의 진짜 모습이 아님에도 '남이 생각하는 나'를 보여주기 위해 엄청난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한다. 마치 무대 위에서 혼신의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이 무대에 내려와 한숨을 크게 내쉬며 쓰러지는 것처럼. 결국 이런 분들은 마음의 심지가 없어 중장년의 위기(mid-life crisis)가 온다. 이분들은 존재 가치를 타인의 찬사에 늘 의존해왔으므로 껍데기만 살다가 세상을 등지는 수가 많다.

'한 사람에게는 하나의 인격만이 있어야 한다'는 통념과 달리, 얼마 전의 한 조사에서는 '일할 때 자신의 원래 성격과 다른 태도나 행동을 한 적이 있다'고 대답한 직장인 비율이 90%나 됐다. 또한 일할 때 '다중인격' 행동을 보이는 것에도 95%가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처럼 다행스럽게도 실생활에서는 이미 '다중인격'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무한도전>, <박경림의 두시의 데이트>, <가족의 발견> 등 다양한 방송에 출연하면서 만나온 사람들 중 '다중인격 관리'를 잘하는 사람을 떠올리면, 역시 유재석 씨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는 녹화할 때면,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출연자와 스태프를 하나로 이끄는 리더십으로 일인자가 되지만, 카메라 불빛이 꺼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배려 넘치고 젠틀한 우리가 잘 아는 그 이미지로 금세 돌아간다. 유재석 씨는 술, 담배를 입에 대지 않고 꾸준한 운동으로 신체적인 자기관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다양한 잠재인격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수준급 인격관리를 무의식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하지만 무한도전에서 간이 진료를 해본 기억에 따르면 그 분 역시 지나치게 페르소나에 압도당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동남아 여행이 꿈이라는 그의 말과 눈빛은 절박했다. 외부인격이 가식은 아니지만, 외부인격에 너무 잠식되면 우린 또 다른 껍데기에 잠식당하기 쉽다.

자아의 확장이야 말로 정신치료의 근본적 목표다. 물론 '다중인격 관리'는 여전히 낯선 개념이고, '더 큰 자아를 기르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니다. 내가 가진 기존의 인격과 너무나 다른 새로운 잠재인격을 마주하게 되면, '정말 이게 나야?'라고 당혹스러워할 수도 있다. 융 학파에선 이를 두고 그림자라는 표현을 쓰는데, 우리가 정작 성장하기 위해선 빛이 아니라 그림자와도 친해져야 한다.

다중인격을 키우는 '자아 관리' 3단계

1) 내가 일을 할 때, 어떤 인격으로 일하고 있는지 유심히 관찰한다.

3) 자신의 일에 필요한 알맞은 인격을 기르고 의식적으로 드러내기

1)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라는 자기한정을 하지 않는다.

3) 적성 검사, 성격 검사의 결과에 얽매이지 않는다.

1) 상담과 진료를 통해 갇혀 있는 인격을 꺼낸다

2) 자기혐오를 내려놓고,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본다.

: 혐오나 경멸이 커질수록 부메랑이 되므로 결국 자유가 제한되는 건 본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