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로 뜬 '주류 B급' 연예인 3

2015-04-13     박수진

2012년 <무한도전> ‘못생긴 친구를 소개합니다’ 편에 나와 단숨에 스타가 된 가수 조정치는 이듬해 한 방송에서 ‘예능 대세가 되는 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예능 프로그램의 초대 손님이 한달만 해도 100명이 넘는 출연자 홍수 시대에 캐릭터를 만든다고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끼’ 넘치는 ‘꾼’들 사이에서 눈도장을 ‘콱’ 찍으려면 자신만의 차별성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틈새 시장을 ‘나노 분자’처럼 쪼개어 공략해야 한다. 걸스데이 혜리는 <일밤-진짜 사나이>에서 ‘애교’로 떴고, 강남은 이상한 한국어 표기와 기막힌 친화력으로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에서 무명을 벗었다.

1. 많이 놀라운 장수원

2. 아하하하하하하하하 강균성

3.처연하게 주눅 든 유병재

전현무는 깐죽거리는 캐릭터로 인기를 끌고 있고, 서장훈은 “아니 아니 그게 아니고”라며 일단 부인하는 투덜이 캐릭터로 사랑받는다. 박상혁 <에스비에스> 예능 피디는 “요즘은 예능에 출연해 인기를 얻으려면 대중에게 각인될 수 있는 나만의 캐릭터를 잡아야 한다”고 했다.

이런 비급 캐릭터의 인기는 리얼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유행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병혁 MBC 예능 피디는 “관찰 예능 등 사람을 보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요즘은 특이한 인물을 보는 것에서 재미를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도 “리얼버라이어티가 인기를 끈 이후 시청자들이 멋있고 잘난 연예인보다는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허당의 연예인을 보면서 나와 다르지 않구나, 친근함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독특한 캐릭터로 한방에 뜬 연예인들이 늘면서 소속사들도 때아닌 캐릭터 잡기에 고심중이다. 박상혁 피디는 “예전에는 연예인들이 개인기를 준비해오거나 춤을 연습해와 댄스 신고식을 많이 했는데 요즘은 캐릭터를 잡아 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비급 캐릭터까지 등장하면서 그 이상의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머리를 싸매지만, 피디들은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내보이는 게 성공 비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진 각 방송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