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은 호남 패배의 책임을 져야할까

2016-04-14     김병철
ⓒ연합뉴스

1. 더민주는 승리했다

하지만 더민주는 새누리당 보다 더 많은 의석을 얻어 12년 만에 제 1정당이 됐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문 전 대표는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의 과반수(의석 확보)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 백의종군을 하더라도 총선 결과에 ‘무한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약속은 지킨 셈이다.

2. 그러나 호남은 빼앗겼다

국민의당은 호남 28석 중 23석을 차지했다. 더민주는 3석을 건져 겨우 영패를 면했지만, 2석을 얻은 새누리당과도 별 차이를 못보였다.

(오마이뉴스 4월14일)

(국민일보)

3. 문재인의 책임인가

국민의당으로 당선된 박지원 의원은 "문 전 대표가 지나간 호남 지역 후보는 다 낙선했다. 호남이 지지하지 않으면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한 것을 국민이 기억하고 있다"고 압박했다.(연합뉴스)

(한겨레)

4. 김종인은 동지인가

그는 이렇게 말했다.

- 문 전 대표에 대해

"수도권에서 우리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데 큰 도움을 줬다"

- 호남 방문에 대해

- 문 전 대표의 거취에 대해

5. 당장 은퇴는 없다

-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정치은퇴하겠다고 밝혔는데 어떤 입장이냐?

"호남 민심이 저를 버린 것인지는 더 겸허하게 노력하면서 기다리겠다"

하지만 정계 은퇴 발언은 앞으로도 계속 그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6. 주도권은 안철수에게 있다

문 전 대표에게 남은 과제는 호남 민심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다. 호남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정권 교체는 불가능하다. 그가 스스로 "호남 지지 없이는 정치 은퇴하고 내년 대선 불출마하겠다"고 말한 이유다.

국민의당이 자리잡은 호남은 하늘이 내린 요새다. 군과 민이 하나로 뭉쳐 있으면 난공불락이다. 더민주가 내년 대선에서 중원으로 나가려면 반드시 이곳을 거쳐야 한다. 안철수가 성문을 열어주지 않는 한 아예 선거 구도가 형성되지 않는다. 덩치는 작아도 대선 후보 단일화의 주도권은 안철수가 쥐고 있는 것이다. 2012년 단일화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유리한 지형이다.(한겨레)

이번 20대 총선은 충격적인 결과로 '살아있는 생물'이라는 정치의 면모를 보여줬다. 국민은 내년 대선 직전 또 한 번의 흥미진진한 정치 드라마를 직접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야권의 주인공이 '문재인'이 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