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도 콘돔이 제공되는 시대에 청소년 콘돔 규제가 웬 말이오

혹자는 콘돔의 존재를 알리면 갑자기 청소년이 문란해져 섹스만 주구장창하는 색마집단이 될 것처럼 주장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실제로 미국에서 콘돔을 교내에 비치하기 시작한 90년대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콘돔 비치 전과 후 성관계 경험이 있는 학생의 비율은 그리 달라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성관계를 기존에 하던 학생들이 피임을 정확히 하는 비율만 늘었다. 지극히 이상적인 결과였다. 콘돔교육이 만능이라는 것이 아니라 다만 콘돔과 피임을 가르친다고 해서 갑자기 우르르 모여 섹스하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2015-03-04     박진아
ⓒshutterstock

교도소 내에 콘돔이 제공된다는 것은 성적 권리라는 개념의 확장을 의미하기도 한다. 누구나 본능적으로 섹스를 해야만 한다는 것이 아니라, 섹스를 원하는 사람은 적어도 안전하게 할 권리가 있다는 뜻이다.

인터넷 상의 청소년 규제

"신분증 보여주세요"). 직접 콘돔을 사기 낯 뜨거운 성인은 인터넷이라는 대체시장이 있지만, 청소년은 인터넷으로도 콘돔을 살 수 없다. 통신판매업에 대한 법적 기준상 메인페이지 입장도 하기 전에 성인인증창을 필수적으로 기재해야 하기 때문이며, 대한민국 인터넷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소수 대형 포털들이 성인인증창을 달지 않으면 콘돔에 대한 일체의 정보는 물론이거니와 쇼핑몰 광고 또한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네이버는 청소년을 보호하지 않는다).

국내 포털에서 콘돔을 검색하면 콘돔 사용법이나 콘돔 판매처 등 핵심적인 정보는 없고 뉘집 아들이 콘돔 브랜드를 런칭했네, 어떤 연예인이 방송에서 콘돔 이야기를 했네 하는 등의 기사가 나온다. 그런 기사는 괜찮지만, 콘돔을 살 수 있게 하는 것은 유해한가보다. 콘돔이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사용되며, 어디서 살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보다 그런 정보가 더 가치 있다고 판단하는가 보다.

연구자료에 따르면, 콘돔 비치 전과 후 성관계 경험이 있는 학생의 비율은 그리 달라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성관계를 기존에 하던 학생들이 피임을 정확히 하는 비율만 늘었다. 지극히 이상적인 결과였다. 콘돔교육이 만능이라는 것이 아니라 다만 콘돔과 피임을 가르친다고 해서 갑자기 우르르 모여 섹스하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대한민국 성교육의 현황

특히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교내 성교육은 당 학교의 장에 따라 섭외되는 경우가 많다. 또, 설사 더 근본적인 성교육을 지향하는 강사를 섭외한다 해도, 교장의 가치관에 따라 학생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교육내용이 재단되고 걸러진다. 때문에 똑같은 사회의 청소년이라 해도 20대로 접어들기 전에 성에 관해 받는 교육이 상이하고 차등하며 으레 부족하다.

진짜 바른 성(性)의 방향성

* 이 글은 성문화 개선 소셜벤처 '부끄럽지 않아요' 블로그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