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극으로 전락한 청년정치

논란이 커지자 당 수뇌부는 '이번 판은 나가리! 깽판이오~'를 외치며 심사를 백지화하고 판을 엎었다. 구역질나는 건 깽판의 사유가 '자질부족'이라는 점이다. 기성세대가 깽판을 쳐놓고선 청년더러 자질이 부족하다고? 오래도록 당에서 활동하며 국회와 의회 또는 민간에서 역량을 닦은 이들이 참으로 만만한 모양이다. 얼마나 얕잡아보면 그럴 수 있을까. 그렇게 온갖 모욕을 선사한 그들은 여전히 접수비 100만 원을 환불하지 않고 있다. 청년 비례대표 경선은 2200만 원짜리 수익사업이었다.

2016-04-04     홍형진
ⓒ연합뉴스

파행으로 귀결된 더불어민주당의 청년 비례대표 경선은 '막장'을 넘어선 '깽판'이었고 그 원흉은 단연 기성세대다. 내정자를 정해놓고 '짜고 친 고스톱' 아니냐는 의심이 팽배할 만큼 문제가 많았다. 모두 22명이 신청했으나 면접의 기회를 얻은 건 고작 9명이었다. 물론 공정한 서류심사를 통해 그리됐다면 문제될 것 없지만 합격자 9명과 탈락자 13명의 면면을 보면 수긍하기 힘들다. 오래도록 정당에서 활동하며 국회, 시의회, 지방의회 등에서 경력을 쌓은 이들은 서류심사에서 탈락한 반면, 당에서 영입한 인사들은 별다른 정치활동 경력이 없음에도 서류심사를 통과했고 각종 행사에 동원되며 홍보 기회까지 얻었다.

논란이 커지자 당 수뇌부는 '이번 판은 나가리! 깽판이오~'를 외치며 심사를 백지화하고 판을 엎었다. 구역질나는 건 깽판의 사유가 '자질부족'이라는 점이다. 기성세대가 깽판을 쳐놓고선 청년더러 자질이 부족하다고? 오래도록 당에서 활동하며 국회와 의회 또는 민간에서 역량을 닦은 이들이 참으로 만만한 모양이다. 얼마나 얕잡아보면 그럴 수 있을까. 그렇게 온갖 모욕을 선사한 그들은 여전히 접수비 100만 원을 환불하지 않고 있다. 청년 비례대표 경선은 2200만 원짜리 수익사업이었다.

국회의원 선거는 국민을 대변할 정치인을 선출하는 절차다. 한데 왜 여기에 '여러분! 제가 진짜 흙수저입니다!'라는 슬로건이 난무하는 걸까. 근래 SNS에서는 일련의 고발과 해명이 다음과 같이 펼쳐지고 있다. 1) 흙수저인 자신이 국민을 위해 뛰겠다는 후보 2) 서른 살 언저리의 재산이 어떻게 몇 억 원이냐며 정말 흙수저가 맞느냐는 의심의 제기 3) 자기도 몰랐던 일이라며 자신은 정말 흙수저가 맞다는 후보의 해명 4) 재산 내역을 분석하며 왜 그가 흙수저가 아닌지 논증하는 누리꾼

한겨레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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