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선' 위의 두 야당

김종인 대표가 원샷올킬에 나선 이유는 측근의 말에 담겨있습니다. 한 측근은 수도권에서의 야권연대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라고 전제한 뒤 "호남을 중심으로 한 유권자들에게 사실상의 단일화를 시켜달라고 요청을 드리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측근이 입에 올린 '사실상의 단일화'란 더민주 후보에 의한 국민의당 후보의 완전한 제압입니다. 국민의당 후보의 존재감을 제로에 가깝게 만듦으로써 선거구도를 사실상 새누리당 대 더민주의 일대일 구도로 만들겠다는 희망입니다.

2016-03-28     시사통 김종배입니다
ⓒ연합뉴스

'원샷올킬'입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대권병에 걸린 사람으로, 그 당의 호남 정치인들은 기득권을 고수하는 구태 정치인으로, 그 당은 분열집단으로 규정했으니 원샷올킬을 한 셈입니다.

측근이 입에 올린 '사실상의 단일화'란 더민주 후보에 의한 국민의당 후보의 완전한 제압입니다. 국민의당 후보의 존재감을 제로에 가깝게 만듦으로써 선거구도를 사실상 새누리당 대 더민주의 일대일 구도로 만들겠다는 희망입니다. 이런 구도를 만들기 위해 더민주에 대한 호남의 압도적 지지를 바라마지 않는 것입니다.

김종인 대표의 움직임을 멀건히 지켜만 볼 국민의당이 아닙니다. 바로 역공에 나섰는데요. 안철수 대표는 "더민주의 진짜 주인은 친노 세력"이라고 주장했고, 박지원 의원은 "전두환·노태우 정권에서 고위직을 하면서 지금까지 호남 소외에 말 한마디 했는지 생각하면 소가 웃을 일"이라고 김종인 대표를 비판했습니다.

김종인 대표의 행로가 '호남 발차'라면 국민의당의 행로는 '호남 정차'입니다. 호남에서 의석수를 확보하고, 호남 출신 유권자들의 정당 지지를 획득하면 최소 목표선은 넘길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확연히 다른 두 당의 행로와 전략의 무게를 재는 건 의미 없습니다. 목표가 다르니 저울도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가늠하고 고려해야 하는 건 단 하나입니다. 바람, 박근혜 정부와 관련된 태풍급 바람이 부느냐 여부입니다.

* 이 글은 <시사통 김종배입니다> 홈페이지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