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진짜 오바맙니다" : 오바마, 쿠바 코미디쇼에 출연하다

2016-03-21     허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쿠바 방문에 앞서 쿠바를 대표하는 코미디언 루이스 실바가 진행하는 TV쇼 출연분을 녹화했다고 보도했다.

실바의 콩트 속 역할인 '판필로'는 은퇴한 뒤 무위도식하면서 지내는 어수룩한 노인으로 쿠바인들에게 매우 친숙한 캐릭터다.

약 3분 길이의 영상 속에서 '판필로'는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방문 기간 열리는 쿠바 야구 국가대표팀과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팀인 탐파베이 레이스 간의 시범경기 때 날씨를 걱정하다가 기어이 '카사 블랑카'(흰 집이라는 뜻으로 백악관을 뜻함)에 전화를 건다.

백악관에 바로 연결됐을 뿐만 아니라 오바마 대통령과 직접 통화를 하게 된 판필로는 "진짜로 오바마가 맞느냐"고 놀라워하며 자신이 쿠바의 판필로라고 소개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쿠바 방문을 환영한다는 판필로의 인사에 "나도 기대가 크다. 미국인과 쿠바인은 친구다"라고 화답한다.

쿠바가 50여 년 전 미국과의 국교 단절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영향으로 낙후한 생활 수준을 꼬집은 뼈 있는 농담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8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 영상을 녹화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NYT는 이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의 출연분은 쿠바에서는 21일 저녁 8시 30분 실바의 코미디쇼에서 방송될 예정이며 쿠바인의 약 3분의 2가 매주 월요일 저녁에 방송되는 이 쇼를 시청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