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성 54%, '김치녀' 등 여성혐오 표현에 "공감한다"(그래픽)

2016-03-14     곽상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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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혐오'에 대한 한국 남성의 인식을 보여주는 설문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경향신문, 연합뉴스, 조선일보가 15세 이상 35세 미만 남성 1200명과 여성 300명 등 총 1500명을 대상으로 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남성 응답자 중 54.2%는 김치녀, 된장녀, 김여사 등 '여성혐오' 표현"공감한다"

고 밝혔으며

특히 남자 청소년의 66.7%가 '여성혐오' 표현에 "공감한다"

고 해 여자 청소년(22.2%)과 큰 차이를 보였다

현실 여성의 36.6%가 '김치녀'일 것으로 추정

하고 있었다

남성 응답자들은 청소년, 대학생, 취업준비생, 무직, 직장인을 막론하고 모두 '한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대상 혹은 혜택받은 집단'으로 '20~30대 여성'을 꼽았다는 것이다.

한국은 20~30대 여성이 가장 살기좋은 나라다

남성 대학생 35.7%

반면, 여성들은 '한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대상 혹은 혜택받은 집단'으로 '60~70대 남성'(19.7%)과 '40~50대 남성'(18.7%)를 지목했다.

'한국은 지나친 여성 위주 정책으로 남성들이 역차별받고 있다'는 문항에 3.79점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정말 이들의 인식대로 한국은 '20~30대 여성이 가장 살기 좋은 나라'인 것일까?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성폭력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3년, 2014년 성폭력 피해를 신고한 이들의 94.2%(2013년), 93.6%(2014년)이 '여성'이었다. 남성 피해자는 5.8%(2013년), 6.4%(2014년)에 불과하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서울과 인천의 전자발찌 부착 성범죄자 235명을 분석한 결과, '새벽 시간 집에 있던 20대 여성'을 계획적으로 노린 성범죄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행 범죄의 경우 20~30대 여성이 주로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

JTBC가 한국이 OECD의 '남녀 임금 격차' 부문 조사 시작(2000년) 이후 '압도적'으로 줄곧 1위를 차지한 이유를 분석한 결과

도대체 왜 그런지 알 수 없는 이유로 남성은 4% 정도를 더 받고, 여성은 58%를 덜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출산, 육아로 인한 여성의 경력 단절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 외에도 '숫자로는 정확히 얘기할 수 없는' 문화적인 측면이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난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경제 상황이 더 나빠지거나 생존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취업에 좌절한 남성들의 여성을 향한 불만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경향신문)

우리 사회의 여성에 대한 비난이 청소년 시기부터 시작되며, 젊은 여성이 사회적 혜택을 누린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음을 잘 보여준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