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핑턴 인터뷰] 김상곤 "무상급식 중단, 예산 때문이 아니다"

2015-04-08     김병철

충암고 교감 "급식비 안 냈으면 밥 먹지 마"

경남도, '종북세력'이 무상급식 중단 반대

하지만 여러 차례 선거를 통해 무상급식에 대한 여론은 입증됐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사퇴하면서 일단락됐다.

허핑턴포스트 코리아는 우여곡절 끝에 무상급식을 처음으로 광역단위에서 실시했던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을 만나 이 논쟁을 되짚어 봤다.

인터뷰는 지난 31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김 전 교육감의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 오세훈 전 서울시장 사퇴로 정리된 것 같았던 무상급식 논쟁이 최근 다시 불거졌다.

아이들의 밥 그릇 문제를 정치, 정략적으로 활용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안타깝다.

- 경기교육감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다수였던 경기도의회가 경기도교육청의 무상급식 예산을 전액 삭감하기도 했다. 당시 교육청은 어떤 논리를 펼쳤나.

게다가 의무교육인데 급식을 무상으로 하는 건 필수적이지 않은가.

그리고 친환경 농업을 하는 농민들의 안정적인 성장에도 기여한다.

- 2009년 경기교육감 선거에서 '초중고 단계적 무상급식'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다. 그리고 몇 년 동안 무상급식을 시행했다. 최소한 경기도에선 무상급식 논쟁이 종결됐다고 보나.

김문수 당시 경기도지사는 계속 반대했지만, 2010년 지방선거 때 경기도의 31개 시군 후보들은 무상급식을 공약했다. 도의원 후보들도 당과 관련 없이 공약했다.

남경필, "무상급식은 국민적 합의, 되돌려선 안돼"

- '선별적 급식 지원'을 주장하는 이들은 한정된 예산을 지적한다.

그걸 예비비로 돌린 후 다시 '서민자녀 교육 지원'으로 돌린 거다. 무상급식 예산이 없는 게 아니라 무상급식을 끊겠다는 정책적인 판단을 내린 것이다.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에는 경남도비 257억 원과 시군비 336억 원 등 총 643억 원이 들어간다. 이 643억 원이 원래 무상급식 예산이었다. (미디어오늘 3월27일)"

- 홍 지사는 "학교는 공부하러 가는 곳이지 밥 먹는 곳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젠 학교가 지적 능력뿐만 아니라 인성, 감성, 사회성도 함께 골고루 성장시키는 장소라는 게 현대 교육의 개념이다.

그래서 학교의 생활 자체가 큰 틀에서 공부고, 무상급식도 교육의 일부라고 하는 거다. 그걸 아직 모르는 것 같다.

- 대권행보를 위한 '노이즈 마케팅'이란 비판도 있다. 이미 올해 초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최근 경남도청이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본부'를 '종북좌파 정치집단'라고 비난했다. 아이들 복지와 관련된 무상급식에 '종북 이데올로기'를 연관 짓는다면 본인이 역풍을 받을 것이다.

- "눈칫밥을 주지말자. 차별 없는 교육환경을 만들자."는 주장은 대부분 동의하지만 당위적으로 들린다. 반면 "한정된 예산으로"로 시작하는 '선별적 복지' 주장은 상대적으로 현실적으로 들린다.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고 창의적, 자주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 뭔가. 아이들이 아무런 눈치 보지 않고 차별 받지 않고 성장하는 게 국가가 해야 할 의무다. 의무교육 기간 동안 보편적 급식을 하는 게 기본아닌가.

- 그렇지만 예산이 없으면 못하는 것 아닌가.

- 외국 사례는 어떤가.

우리도 정부가 아니라 지자체가 하는 거다. 그래서 지역 별로 무상급식을 하는 학생 비율이 다르다. 전북이 가장 높고, 대구와 울산 등이 낮은 편이다.

- 홍 지사의 주장에 대해 동의하는 이들도 꽤 있다.

그런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교육지표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담 공교육비 비중은 4.8%로 평균(5.4%)보다 낮다. 이런 정도로 정부가 교육에서 하는 역할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해주면 좋겠다.

그러나 지금은 교육이 계급계층을 고착화하는 상황이다. 이걸 바꾸는 것을 필요하다고 모든 국민이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학생들이 학교에서 차별 받지 않고 대등하고 평등하게 공부할 수 있게 해주는 게 필요하다.

홍준표의 "학교에 공부하러 가지 밥 먹으러 가나"라는 말을 들었을 때 하고 싶었던 말인데, 너무 시간이 지났다. 그의 말처럼 학교가 밥 먹으러 가는 곳이 아니라면 똥 싸러 가는 곳도 아니다. 학교에 화장실을 만들고 유지하는 비용 때문에 교육에 들어갈 예산이 줄어들었다. 그러니 학교 화장실을 유료화장실로 하고 저소득층 학생만 지원해야 할 것이다.

Posted by 최지용 on 2015년 3월 18일 수요일

- 지난해 7월 경기도지사 당내 경선에서 낙마한 후 어떻게 지냈나.

정치인들이 헌법이 갖고 있는 가치와 정신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까 국민들이 헌법이 제시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모르고 누리지도 못하고 있다.

- 왜 헌법인가.

그동안의 헌법은 일반 국민들은 별로 의식하지도 않고 그야말로 추상, 피상적인 수준이었다면 이걸 아주 구체화하고 삶 속에서 구현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 개헌이 필요하다는 건가.

- 지금 상황에서 개헌은 어렵지 않나.

- 앞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4•29 재보선 성남 경선 출마를 요청했다. 왜 고사했나.

그런 상황에서 급작스럽게 생긴 재보선에 참석하는 것보다는, 연구소를 더 발전시켜서 내용을 채우는 게 더 적절하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