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외계인 탓인가

특이한 현상에 극적인 의미를 부여하고픈 충동은 이해한다. 왜냐면 더 흥미롭고 더 중요하게 느껴지니까 말이다. 하지만 역사를 교훈 삼아 그런 가정은 조심해야 한다. 우리 인간은 못 보던 불꽃이 하늘에 나타나거나, 뉴멕시코 주 사막에서 이상한 물체가 보이거나, 또는 영국의 보리밭에 미스터리한 서클이 생겼을 때, 그 모든 것을 외계인이 벌인 일이라며 탓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런 단정은 지나치게 빨리 내리지 않는 것이 좋다.

2015-04-07     Seth Shostak
ⓒShutterstock / Denis Tabler

매우 시적인 표현이면서 적절하게 겸손한 태도다. 그러나 난 동의하지 않는다. 왜냐면 우주에서 새로운 뭔가가 발견될 때마다 사람들은 그 탓을 쉽게 외계인에게 돌리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덩컨 로리머라는 과학자가 호주에 있는 전파 망원경을 이용해 FRB를 발견하기 이전엔 FRB에 대한 지식이 아무것도 없었다. 텅 빈 남쪽 하늘에서 관찰된 눈 깜빡이는 속도보다 약 20배 빠른 '순간적인' 전력 현상이었다. 단 한 번 일어난 현상이었고 또 망원경의 문제일 수 있다는 생각에 많은 과학자들은 그 사건을 무시했다. 즉, 빅풋이 단 한 번 목격됐다면 무시해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아니, 내 생각에 빅풋의 목격은 매번 무시해도 상관없다).

중요한 질문은 다음과 같다. 이런 FRB의 원천은 뭔가? 그리고 FRB는 정확히 뭔가? 가장 큰 힌트는 급속한 전파의 불꽃에서 점점 소강되는 '휘파람' 현상이 난다는 거다. 트롬본을 밖으로 쭉 뻗을 때처럼 말이다. 천문학자들은 그런 형상을 매우 잘 이해한다. 즉, 어떤 전파든 행성 사이(은하계 사이에도)에 존재하는 뜨거운 기체로 인해 그 회수가 낮아진다는 사실 말이다. 따라서 전파가 우주 가스를 많이 지날수록 그 소강 속도가 더 천천히 나타난다.

그런데 최근에 좀 걱정스러운 새로운 주장이 제시됐다. 세 명의 과학자는 이번 전파의 속도를 측량한 결과 특정한 인공적 패턴이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건 라틴어 강의를 듣는 학생들의 몸무게가 다 20kg씩 차이가 나는 것과 똑같은 현상이다. 즉, 40kg, 60kg, 80kg, 식으로 말이다.

그럼 대체 무슨 일일까? 답은... 알 수가 없다. 이런 '마술 같은 숫자'가 관찰되는 이유는 행성들의 충돌이나 블랙홀 이벤트 같은 우주물리학적 사건 때문일 수도 있다.

매우 매력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흥분하기는 너무 이르다(적어도 이 주제에 대해선). 외계인의 짓이라고 해명할 수 있는 사건은 역사적으로 거의 없었다. 영국 천문학자들이 1967년에 주기적 전파 고동을 처음 발견했을 당시 그걸 '작은 초록색 인간(LGM-화성인)'이라고 일컬었었다. 그런데 그 전파의 원천은 당연히 초록색도 아니고 인간도 아니었다. 그 답은 펄서(Pulsar -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주기적으로 빠른 전파나 방사선을 방출하는 죽어가는 천체)였다.

특이한 현상에 극적인 의미를 부여하고픈 충동은 이해한다. 왜냐면 더 흥미롭고 더 중요하게 느껴지니까 말이다. 하지만 역사를 교훈 삼아 그런 가정은 조심해야 한다. FRB의 경우에도 우주에서 발생한 것처럼 오해하게 만드는, 사실은 인간에 의해 생성된 신호일 수도 있다.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의 Blame It on the Aliens를 번역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