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바이러스, 한국 확산 가능성 희박하다"

2016-02-05     김병철
ⓒgettyimageskorea

"지카바이러스가 국내에서 당장 확산할 확률은 극히 희박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조건이 맞아떨어진다면 그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모르죠."

윤인규 국제백신연구소(IVI) 뎅기사업단(DVI) 단장은 국내 거의 유일한 지카바이러스 전문가다.

아직 "자세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윤 단장은 설명한다.

지카바이러스가 일반인에게 걱정거리인 이유는 임신부가 감염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소두증'(microcephaly) 우려 때문이다.

다만,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국내 전파가 일어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윤 단장은 설명했다.

윤 단장은 이런 조건들이 단시간 내에 한국에서 맞아떨어질 확률은 극히 희박하지만, 당장이 아닌 1년, 10년 동안 수많은 사람이 생활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일이 반복되면 조건이 겹쳐 확산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시 일본에서는 도쿄 도심의 '요요기 공원'을 중심으로 뎅기열 환자 70여명이 무더기로 발생했다. 일본 내에서 뎅기열 전파가 일어난 것은 7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일본 당국은 문제가 된 공원을 57일 동안 폐쇄했다.

두 바이러스를 옮기는 매개 모기도 흰줄숲모기나 이집트숲모기로 같다.

이어 "효과적인 모기 차단법이 개발되는 등의 변화가 이런 미래가 현실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령 뎅기바이러스에 감염된 적이 있는 경우, 지카에 면역이 생기는지, 혹은 증상을 더 심각하게 만드는지 등도 앞으로 연구가 필요하다.

윤 단장이 몸담고 있는 국제백신연구소는 서울에 본부를 둔 비영리 국제기구다. 백신 개발을 지원해 개발도상국에 백신을 공급하겠다는 목적으로 유엔개발계획이 주도해 설립했다.

윤 단장은 태국, 필리핀 등에 지카 바이러스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연구를 통해 밝혀내는 등 지카 바이러스와 관련한 전문가로 꼽힌다.

윤 단장은 "공공보건 분야의 연구를 계속해왔기에 개발도상국에 백신을 보급하는 IVI의 비전이 매력적이어서 이곳을 선택하게 됐다"며 "본부가 한국에 있지 않았어도 이 직장을 선택했겠지만, 한국에 있다는 사실이 어떤 면에서 내 흥미를 더 끈 것도 사실이다"라며 웃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