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철새'인가 '난민'인가?

김종인과 이상돈과 조응천. 이 세 사람의 공통점은 박근혜 정권의 탄생에 기여했으면서도 지금은 등을 돌린 사람들이라는 점입니다. 김종인과 조응천은 더민주로, 이상돈은 국민의당으로 갔으니 진영을 옮긴 것입니다. 그럼 이들은 철새일까요?

2016-02-03     시사통 김종배입니다
ⓒ연합뉴스 / 한겨레

새누리당은 그렇다고 합니다.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원장에 대해선 '권력의 양지만 좇는 철새 정치인'이라고 했고, 조응천 전 비서관에 대해선 '최악의 인재영입 케이스'라고 했습니다.

철새의 속성은 '따뜻한 남쪽나라'를 찾는다는 데 있습니다. 일신의 안위와 영달을 우선시한다는 점입니다. 이 속성을 기준 삼아 진영을 옮긴 세 사람의 행적을 평가하면 어떻게 될까요? 이들을 철새로 규정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조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박근혜 정권의 힘이 빠져 단물이든 쓴물이든 뽑을 게 없어졌거나, 야권이 잘 나가 곁불이라도 쬘 여지가 있거나 하는 조건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어떨까요?

철새가 아니라면 이들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들은 '난민'입니다. 정치적 난민입니다.

박지만 씨가 그랬다죠? 조응천 전 비서관의 더민주 행 소식을 듣고 "오죽하면 그랬겠나, 인간적으로 이해한다"고요. 박씨의 말 또한 같은 맥락의 얘기일 겁니다.

세 사람의 '월담'에도 불구하고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박근혜 정권 핵심부는 결코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조응천 전 비서관의 더민주 행 소식을 들은 청와대 관계자가 말했다지 않습니까? 결국 청와대에서 불순한 의도로 일한 게 드러났다고요. 정권 핵심부는 인과관계까지 뒤집으면서 자기 정당성을 강변하고 있습니다. 아니, 아마도 그렇게 철석같이 믿고 있을 것입니다.

* 이 글은 <시사통 김종배입니다> 홈페이지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