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도시를 창조하다 | 뉴52 고담의 스카이라인

솔로몬 웨인이 생각하는 도시는 기독교 문명을 찬란하게 꽃피우며, 야만성으로부터 그것을 지키고 보호할 수 있는 성채와 요새 역할을 하는 장소였다. 어느 날 그런 그의 앞에 사이러스 핑크니라는 건축가가 나타난다. 이 건축가는 자신의 이름으로 지은 건물이 하나도 없는 말 그대로 무명 건축가였다. 하지만 그에게는 원대한 비전이 있었는데, 바로 대도시를 설계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큰 교각이 강을 가로지르고 높은 빌딩이 솟아 있는 도시의 모습을 스케치북에 여러 장 그려서 가지고 다녔다.

2016-02-01     이규원

[배트맨 데이 기념 특별 연재 19] 어둠의 도시를 창조하다

─ 뉴52 고담의 스카이라인

도시를 파괴하고 어둠의 고담을 세우다.

이 챕터의 원전은 우선 1992년 《배트맨》, 《레전드 오브 다크 나이트》, 《디텍티브 코믹스》 3개의 배트맨 타이틀에 걸쳐 진행되었던 '디스트로이어'라는 이름의 한 스토리 아크로 거슬러 올라간다.

3개의 배트맨 타이틀에 걸처 진행된 '디스트로이어' 스토리 아크의 표지들.

(이미지 출처 왼쪽: http://dc.wikia.com/wiki/Batman_Vol_1_474?file=Batman_474.jpg, 가운데: http://dc.wikia.com/wiki/Batman:_Legends_of_the_Dark_Knight_Vol_1_27?file=Batman_Legends_of_the_Dark_Knight_Vol_1_27.jpg, 오른쪽: http://dc.wikia.com/wiki/Detective_Comics_Vol_1_641?file=Detective_Comics_641.jpg / TM &Copyright © DC Comics, Inc. ALL RIGHTS RESERVED.)

솔로몬 웨인, 도시의 건설자

사이러스 핑크니, 도시의 설계자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솔로몬 웨인이 사이러스의 그림을 보게 되는 일이 일어난다. 사이러스는 자신의 건물이 단순한 건물이 아닌 도시의 수호신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예를 들어 그의 고담 타워 디자인에는 주위를 둘러서 가고일 상이 박혀 있는데, 이 가고일은 먼저 시민의 눈에 공포스럽게 비침으로써 그들에게 두려움을 주어서 감히 악을 행하지 못하게 하는 기능을 하고, 또 하나는 전통적으로 악령과 귀신을 막는 수호 석상처럼 외부로부터 도시에 들어오는 악한 기운을 막고, 또한 도시에서 악의 세력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억누르는 기능을 하는 것이었다. 물론 이것은 중세 건축에서 가져온 개념이긴 했는데, 핑크니는 이를 바탕으로 도시 전체를 꾸미려 했다.

『올빼미 법정』 33쪽에 그려져 있는 웨인 타워.

(이미지 제공: 세미콜론)

1989년 영화 「배트맨」이 고담을 바꾸다.

1977년 《디텍티브 코믹스》 474호에 그려진 고담.

(이미지 제공: 세미콜론)

그리고 이렇게 잔뜩 어두운 색을 머금은 고담을 그린 첫 대형 시리즈가 바로 『배트맨: 나이트폴』 3부작이었다. 『나이트폴 2부 밤을 지배하는 자』 19쪽과 『나이트폴 3부 기사들의 종언』 100쪽을 보면 둘 다 안톤 퍼스트의 스케치를 기반으로 그리고 있음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안톤 퍼스트의 영화 배트맨의 설정화에 영향을 받은

(이미지 출처:

위 오른쪽: http://4.bp.blogspot.com/-EImLaff9VOo/UY5TJu9M4gI/AAAAAAAAXlA/BlZAVT3dD1A/s1600/Oldgotham-3.jpg,

아래 오른쪽: 『나이트폴』 3권, 세미콜론)

『배트맨: 노 맨스 랜드』에서 정립되어 『올빼미 법정』 까지 이어진 고담 시의 스카이라인.

(이미지 출처:

* 이 연재는 세미콜론과 공동으로 기획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