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정책 전문가를 키우자

언론에 조망되는 존재는 국회의원이지만 실제로 이면에서 일을 도맡아 처리하는 사람은 보좌진이다. 막상 만나서 이야기해보면 국회의원보다 훨씬 해박하며 나름의 설득력 있는 해법까지 품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그들이 정치권의 차세대 주역으로 성장하기란 도무지 쉽지 않다. 이런저런 정치적 알력에 목소리를 내기 힘든 을(乙)의 입지 때문이다.

2016-02-01     홍형진
ⓒ연합뉴스

그러나 포장지는 어디까지나 포장지일 뿐 알맹이는 실제로 뜯어봐야만 알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포장지와 알맹이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그리 드물지 않음을 익히 경험으로 알고 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더불어민주당에서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영입한 아무개 씨가 겨우 3일 만에 탈당하지 않았던가. 실제 살아온 궤적이 대외에 연출된 이미지와 너무 다르다는 폭로가 줄을 이으면서.

언론에 조망되는 존재는 국회의원이지만 실제로 이면에서 일을 도맡아 처리하는 사람은 보좌진이다. 막상 만나서 이야기해보면 국회의원보다 훨씬 해박하며 나름의 설득력 있는 해법까지 품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그들이 정치권의 차세대 주역으로 성장하기란 도무지 쉽지 않다. 이런저런 정치적 알력에 목소리를 내기 힘든 을(乙)의 입지 때문이다.

이런 건 효율적이지 않다. 차라리 국가, 정당 차원에서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정비해 정책 전문가를 지속적으로 양성하는 편이 한결 바람직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좌진의 역량을 키우고 인품을 검증하며 '정치꾼'이 아닌 '정책 전문가'로 양성해나가자는 뜻이다. 현 19대 국회에는 보좌관 출신의 국회의원이 20여 명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도 채 안되는 비중인데 이를 좀 더 늘릴 필요가 있다.

한겨레에 게재된 글입니다.

https://www.facebook.com/hyungjin.hong.9

http://blog.naver.com/h5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