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국민회의 통합, 시너지 있나?

교란 요인은 큽니다. 천정배 의원의 경우 호남에서의 이른바 개혁 공천을 공언해 왔습니다. 하지만 국민의당에는 기성 호남 정치인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호남 공천과 호남 당선의 결과가 국민의당 당권의 향배를 가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럴 경우 호남은 이들에게 정치적 도약대가 아니라 늪이 됩니다. 공천 다툼이란 구태가 발생하면 호남 우선 전략에 깔려있는 지역정당화 가능성이 현실화돼 중도층의 이반을 자극할 수 있고, 중도층의 이반은 정권교체 가능성을 정치적 선택의 제일 가치로 여기는 호남 민심에 회의감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쌍끌이가 아니라 이중고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2016-01-26     시사통 김종배입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의 전략은 호남과 중도를 쌍끌이로 하는 그물 전략이었습니다. 이에 비해 국민회의는 호남만을 포인트 지점으로 설정한 낚시 전략이었죠. 따라서 통합 시너지 범위는 우선적으로 호남에서 나타나야 합니다. '더하기'가 이루어지는 지점이 그곳이니까요.

하지만 지금 현재로선 낙관하기 힘듭니다. '더하기' 요인은 미미한 반면 '빼기' 요인은 커보이기 때문입니다. 통합 선언 이전 호남에서의 국민회의 지지율은 5.4%였습니다. '리얼미터'가 18일부터 22일까지 조사한 결과입니다. 이 조사에서 국민의당은 호남 지지율 1위를 기록했지만 그 수치는 전주에 비해 4.5%P 빠졌습니다. 국민회의의 5.4% 지지율은 국민의당에서 빠져나간 지지율을 벌충하는 수준 정도의 의미 밖에 지니지 못합니다. 지지율 추세를 완전히 굳혀버리는 강력한 요인은 아닙니다.

이럴 경우 호남은 이들에게 정치적 도약대가 아니라 늪이 됩니다. 공천 다툼이란 구태가 발생하면 호남 우선 전략에 깔려있는 지역정당화 가능성이 현실화돼 중도층의 이반을 자극할 수 있고, 중도층의 이반은 정권교체 가능성을 정치적 선택의 제일 가치로 여기는 호남 민심에 회의감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쌍끌이가 아니라 이중고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통합 선언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앞으로도 거쳐야 할 관문은 많습니다. 공천 규칙과 절차를 제대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현역 호남 정치인의 불복과 무소속 출마에 전력을 다해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습니다. 이것만이 아닙니다. 정작 중요한 관문은 아직 열리지도 않았습니다. 바로 더민주와의 본게임입니다. 다른 곳은 몰라도 호남에서만은 연대가 아닌 쟁패가 불가피하다는 걸 잘 아는 더민주가 호남의 정서에 부응하는 후보를 다수 포진시킬 게 자명합니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공천 규칙과 절차 못잖게 인물 경쟁력도 끌어올려야 합니다.

* 이 글은 <시사통 김종배입니다> 홈페이지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