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과 노동의 가치 후려치기

상품을 원가로만 계산하면 세상은 사기꾼투성이다. 특히나 서비스업의 경우엔 세상에 이런 날강도들이 따로 없다. 그러나 이러한 계산이 문제가 되는 것은 거기에 들어간 원재료 가격만 계산했지 그 상품과 서비스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노동력과 기타비용을 고려치 않는다는 것이다. 후려치기는 대기업이 하청기업에게만 하는 것이 아니다. 전 국민이 그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 즉 서로가 서로의 노동가치를 후려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1만원이 된다 한들 그로 인해 올라간 상품/서비스 가격과 노동의 가치를 납득할 수 있을까?

2016-01-22     김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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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수가 3500원?" 손님 악평에 조목조목 반박한 英 식당주인의 답변

상품을 원가로만 계산하면 세상은 사기꾼투성이다. 특히나 서비스업의 경우엔 세상에 이런 날강도들이 따로 없다. 그러나 이러한 계산이 문제가 되는 것은 거기에 들어간 원재료 가격만 계산했지 그 상품과 서비스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노동력과 기타비용을 고려치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 그런 얘기하는 사람들 치고 노동의 가치를 따로 따지는 사람은 없다. 그런 식으로 사람의 노동은 공짜인마냥 자의적으로 계산하고 노동의 가치를 후려친다.

노동의 가치를 무시하는 단적인 예가 바로 가사노동이다. 경제학에서 가사노동의 가치는 이견이 많지만 다소 보수적으로 잡아도 GDP의 30%를 차지한다. 물론 이것은 보이지가 않기 때문에 실제 GDP 계산에서는 빠진다. 세상에 어떤 직업과 어떤 노동이 GDP의 30%를 차지한단 말인가. 말 그대로 가사노동이야 말로 보이지 않는 거대한 가치를 생산하고 노동재생산을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그런데 이 가사노동에 대한 인식은 말 그대로 개차반에 가깝다.

이렇게 나의 삶 가장 가까이에서 벌어지는 노동의 가치도 인정하지 않는 마당에 소비상품과 서비스의 노동가치를 인정할리가 만무하다. 그러다보니 돈 몇푼 내고서 사람을 자기 마음대로 부리는 건 아무런 문제라 생각하지를 않는다. 내가 돈을 냈으니 내 맘대로 해도 된단거다.

나는 분명 내 가치 이상을 하지만 난 돈을 적게 받고 있고 내가 돈을 낸 저 놈은 나에게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발상으로 서로를 깎아내리기 바쁘고 저 놈이 나에게 폭리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나의 수많은 클레임과 요구는 지극히 타당한 것이 된다. 결국 그런식으로 타인을 쥐어 짜버리니 남는 건 타인에게 쥐어 짜이고 남은 내 빈 껍데기 뿐이다. 이러니 헬조선 얘기가 나오지 않으면 이상한 것이다.

* 이 글은 필자의 블로그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