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6 단상, "IoT는 이미 현실입니다."

어쩌면 혼동의 까닭은 'IoT'란 말을 곧이곧대로 "Internet of Things" 즉 '사물인터넷'으로 이해하기 때문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원래 그 뜻이긴 하지만,, 해당 용어를 상징하는 대표적 장면이 "스마트폰으로 집에 있는 TV를 켜고 끌 수 있다" 식의 단순화는 확실히 문제다. 지나친 친절함이 본질을 감춘다. 그러니 요즘 일각에서는 개념 정립을 위해 'IoT'란 말을 "Information of Things"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2016-01-22     박지훈

"IoT는 미래의 것이 아닙니다. 이미 현실입니다."

여기서 잠깐, SDS 사장이 어째서 CES라는 초거대 박람회 기조연설자로 등장한 걸까. 그건 CES의 최대 스폰서가 삼성이기 때문이다. 말로만 글로벌 대기업이 아닌 거라. 하지만 각국 기자들이 고른 CES 2016 4대 키워드가 'IoT', '중국', '스마트카', 'VR'인 걸 보더라도 그 한창 요란한 "차이나 광풍" 호들갑은 절대 괜한 빈말이 아니니, 향후 기술 및 산업 주도권 약화 우려 또한 괜한 기우가 아니다. 이미 국가적 차원의 심각한 문제다. 이거 생각하면 후일 걱정에 밤에 잠이 안 올 지경이다,,

CES는 가전제품 전시회?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가전업체들의 위상이 어째 좀 초라해졌다. 나이 먹어 더 이상 청춘물 주인공 노릇 못하게 된 퇴물 배우 같은 느낌마저 든다. CES는 흔히 '국제 소비자 가전제품 전시회' 정도로 번역되는데, 이제 흘러간 뽕짝 옛말 같은 느낌이다. 가전업체들의 빈 자리를 지금은 일단 자동차 회사들이 대신 채우고 있지만 그 또한 언제까지 갈지 모른다. 이제 그만 박람회 이름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가전제품 전시회'란 말은 영 안 어울린다 싶은데?

드론의 핵심은 '무인' 아닌가? "사람이 타는 드론"은, 헬리콥터잖아,, 날개가 4개 사방으로 뻗었다고 드론인 건 아니고, 그건 그냥 쿼드콥터. 탑승자가 직접 조종하지 않으니까 드론인 것도 아닌 까닭은, 해당 부문의 사실상 국제표준으로 통하는 미국 '연방항공청 FAA(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은 "사람을 실어 나르는 운송용 항공기는 드론의 범주에 포함하지 않는다"라고 명백히 밝히고 있다.

융합은 시시하다?

그런 불만은 산업공학적 무지일 뿐이다. 진짜 신기술을 소비자 가전제품에 그대로 박아 넣으면 위험성 때문에라도 못 쓴다. 지금 기준으로도 부족해 보완이 필요하다. 의약품 개발 및 허가 절차 수준의 안정성 검증이 필수다. 그러니 이런 데서 말하는 '프로토타입'은 '제품 출시 전 일단 무조건 멋지게 만들어 본 컨셉 모형'이 아니라 '아직 소비자 앞에 내놓을 준비가 덜 된 물건'의 뜻으로 읽어야 한다.

IoT로 대동단결!

다시 위 기조연설로 돌아가 보자. "1)스마트 제품과 핵심부품, 2)플랫폼, 3)정보보안 솔루션". 그렇다. 이 일견 완전한 혼돈 상태로 보이는 어지러움도 결국 위 세 가지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일 뿐이다. 본격 IoT 시대가 도래하면 세상 모든 물건에 1)의 적용이 필요하니 수요와 공급 대세도 이에 집중될 것이고, 그것들이 모두 2)를 통해 연결되니 역으로 2)가 1을 결정하게 되는데, 3)이 없으면 1)이든 2)든 뭐든 모든 게 싹 다 와르르 무너진다. 그런데 그 쟁탈전 각 판의 승자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니, 이 '가전제품 전시회'가 이토록 혼란스러워 보이는 것이고 행사 이름마저도 어색하게 들리는 것.

IoT, "Information of Things"

그러니 요즘 일각에서는 개념 정립을 위해 'IoT'란 말을 "Information of Things"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사물의 정보, 즉 세상 모든 것들의 정보가 거대한 웹망(Web Mesh) 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뜻한다. 이런 개념으로 본다면 'CES 2016'도 "이것저것 많긴 한데 왠지 산만하기만 하고 뭔가 좀 이상해,," 반응도 대폭 줄지 않을까 싶다. 'Information of Things' 개념은 보다 긴 말이 필요하다 싶어, 후일을 기약한다. 아무튼,

혼란 와중에 개념의 핵심을 읽어내려는 노력이 절실한 시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