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안철수의 역사관인가?

한상진 위원장의 평소 역사관이 뉴라이트에 가까운 때문인지, 아니면 선거를 앞두고 새누리 지지자들도 포섭할 목적으로 저런 발언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분명한 건 한 위원장의 역사인식이 완전히 그릇되었다는 사실이다. 내가 정작 궁금한 건 안철수 의원의 역사관이다. 안철수 의원에게 묻고 싶다. 안 의원은 한상진 위원장의 역사관에 동의하는가? 만약 그렇다면 안 의원의 역사관은 박근혜 대통령의 역사관과 다를 바 없다.

2016-01-12     이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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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진 "이승만 자유민주주의 도입, 박정희 근대화·산업화 주역")

사실상 자신을 왕으로 여겼던 이승만이 대통령에 취임한 후 먼저 한 일은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을 정부에 대거 기용한 것이다. 이승만은 한국전쟁의 예방에 실패했을 뿐 아니라 초기의 참패에 최대의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 가장 빨리 북한군을 피해 남으로 도망쳤던 이승만은 인공 치하에서 살아남은 자국민에 대해 가혹하기 이를 데 없는 부역자 처벌을 단행했다. 인두껍을 쓰고 차마 할 수 없는 일을 버젓이 자행한 것이다.

박정희에 대한 한 위원장의 평가도 편파적이긴 마찬가지다. 박정희가 "산업 성장의 엔진을 건" 사람인 건 맞다. 하지만 산업화를 위해서(?) 군사반란을, 친위쿠데타를, 헌정파괴를, 고문과 투옥과 긴급조치와 사법살인과 빨갱이 만들기를, 그리하여 결정적으로 시민의 기본권을 시궁창에 처박은 사람이 박정희다. 동의와 설득을 통한 산업화가 불가능했을지도 의문이지만, 경제성장만 할 수 있다면 다른 모든 건 유보되고 훼손되어도 좋다고 생각하는게 박정희식 사고체계다. 한상진 위원장도 그리 생각하는건가?

한상진 위원장의 평소 역사관이 뉴라이트에 가까운 때문인지, 아니면 선거를 앞두고 새누리 지지자들도 포섭할 목적으로 저런 발언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분명한 건 한 위원장의 역사인식이 완전히 그릇되었다는 사실이다.

* 뉴스타파에도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