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K가 살아나고 있다. 트럼프 덕분에.

2015-12-22     허완
Members of the World Order of the Ku Klux Klan give a salute during a protest rally at the Gettysburg National Military Park Saturday, Sept. 2, 2006 in Gettysburg, Pa. The KKK fielded 25 members for the event and their were no incidents. (AP Photo/Bradley C Bower) ⓒASSOCIATED PRESS

21일(현지시간)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KKK는 새 조직원을 끌어들일 때 트럼프의 거침없고 솔직한 발언을 활용하고 있다.

모든 무슬림의 미국 입국 금지'와 같은 무슬림 증오 발언 등을 집중적으로 사용해 이 문제에 관심을 보인 백인들을 새 단원으로 영입한다는 것이다.

동성결혼도 합법 판정을 받은 시대에 극단주의 단체 KKK는 '구시대의 유물'로 소멸할 처지였으나, '구세주' 트럼프가 KKK에 생존에 필요한 피를 수혈한 모양새가 됐다.

KKK 조직원 모집을 담당하는 레이철 펜더그래프트는 "트럼프의 발언에 일부 단원들이 열광했다"면서 "(여러 비판에도) 자신이 믿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 모습을 KKK 단원들이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백인들이 스스로 현실 문제를 공부해 이해하기를 바라지만, 다른 이와의 대화를 통해 알 수 있다는 점도 알려주고 싶다"며 트럼프를 앞세워 설득을 통한 단원 포섭에 의욕을 보였다.

그간 주류 정치권 인사에게서 듣기 어려웠던 자신들의 생각을 여론조사 1위 트럼프가 대신 시원하게 설파하니 만족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세대 백인 우월주의 단체 지도자로 꼽히는 미국정책재단 사무총장 리처드 스펜서는 "트럼프가 백인 우월주의자는 아니지만, 백인들의 무의식적인 사고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평했다.

KKK와 같은 인종 차별주의 단체의 공개적인 지지는 트럼프에게 양날의 칼이다.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차별주의 단체나 인종 차별주의자의 지지를 거절할 것이냐는 물음에 "그래야 (여러분의) 기분이 좋아진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극단적인 발언 탓에 그의 선거 유세 현장에서 무슬림이나 히스패닉이 강력하게 항의하는 등 반발도 여전히 거세다. 이 와중에 나온 KKK와 같은 혐오집단의 지지 발언은 트럼프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