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따라 '최소 20명 탈당'한다더니

안철수와 동반 탈당을 생각했던 사람은 안 의원이 탈당하면 지지율이 급상승할 줄 알았습니다. 문재인 대표를 향한 비난이 더 거세지고, 지지율이 떨어질 줄 알았습니다. 자신들의 착각이었음을 깨닫는 순간, 이들은 '탈당=낙선'이라는 공식을 떠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탈당은 본인들의 자유입니다. 그러나 탈당하지 않는 이유가 '야권을 위해서','당을 위해서'라는 말은 별로 공감이 가지 않습니다. 그냥 솔직하게 말하시길 바랍니다.

2015-12-16     임병도

안철수 의원이 지난 12월 13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했습니다. 안철수 의원은 '다시 두려움을 안고 광야에 서서'라며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난다고 밝혔습니다. 안철수 의원이 탈당하면서 새정치연합 내 동반 탈당 의원이 몇 명이나 될지에 관심이 쏟아졌습니다.

문병호 의원의 주장이라면 안철수 의원이 탈당했으니 곧바로 탈당 소식이 들려야 합니다. '늦어도 15일에는 탈당한다'고 했는데 15일이 지나도 탈당 소식은 없었습니다. 15일까지 탈당하겠다는 문병호 의원은 또다시 17일에 탈당하겠다며 말을 바꿨습니다. 최소 10명, 많으면 20~30명의 호남, 수도권 의원이 탈당하겠다고 수차례 밝혔습니다. 과연 그들이 진짜 탈당할지를 알아봤습니다.

문병호 의원을 비롯한 '구당모임(당을 구하는 모임)','안철수계',' 민집모(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 등 반 문재인 의원들의 탈당 여부를 조사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명확하게 탈당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사람은 문병호, 유성엽, 황주홍 의원이 전부입니다. 문병호 의원만이 '12월 7일 오전 10시 국회 정론관에서 유성엽,황주홍 의원과 탈당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① 물갈이 대상, 나가도 당선될 보장도 없고

호남의원들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것은 '공천'입니다. 현재 새정치연합 호남의원들의 50~60%는 물갈이 대상으로 분류돼 있습니다. 새정치연합에 남아있자니 공천을 못 받을 것 같고, 그렇다고 당장 안철수 신당으로 간다고 당선될 보장도 없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② 끝까지 문재인 사퇴 요구, 비대위로

김한길 전 대표는 안철수 의원 탈당 이후에 '대의를 위한 지도자의 자기희생과 헌신이 필요하다'며 끝까지 문재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표가 사퇴하고 비대위 체계로 가면 비주류가 공천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③ 역풍에 나 떨고 있니?

리얼미터는 문재인 대표의 지지율 급등 이유를 아래와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7일 JTBC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문병호 의원은 '민심을 누가 얻느냐가 중요하다. 지금 현재 문재인 대표 체제로는 결코 민심을 얻을 수 없다. 그래서 선거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탈당은 본인들의 자유입니다. 그러나 탈당하지 않는 이유가 '야권을 위해서','당을 위해서'라는 말은 별로 공감이 가지 않습니다. 그냥 솔직하게 말하시길 바랍니다.

'나 금배지 놓기 싫어 탈당 안 해'

* 이 글은 필자의 블로그 '아이엠피터'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