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상한 점 5

500, 100, 50, 10원 하물며 아직 1원짜리까지 존재하는데, 왜 우리나라에선 점심 식사 가격이 거의 1000원 단위로만 올라가는 걸까? 더군다나 이젠 결제를 카드로 주로 하기 때문에 동전 바꾸는 문제도 문제가 아닌데 말이다. 뚝배기 불고기가 특히 맛있는 자주 가는 식당이 있는데 2011년 봄까지 5000원하던 것이 여름에 6000원 그리고 1년 후인 2012년에 7000원으로 오른 후 지금도 그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3년 간 인상이 없었다는 것이 다행이 아니냐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4년 사이에 2000원이 올랐다는 것은 퍼센트로 따지면 40%, 즉 매년 거의 10%가 상승한 것이다.

2015-12-08     김태성
ⓒgettyimagesbank

1. 에누리 없는 스타벅스

아내나 지인 때문에 할 수 없이 고약하게 여기는 브랜드 매점을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 사실 난 커피를 진하게 마시면 상체가 떨릴 정도로 가슴이 쿵쾅거리는데, 그래도 그 맛을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연하게 주문해서 마신다. 미국에서는 "연하게 주세요"라는 말 대신 "Single shot, please."라고 부탁하는데 미국 스타벅스에서는 2개의 에스프레소 샷이 들어간 2 달러 정도 하는 아메리카노에 샷을 한 개 덜 첨부하는 대신 약 20 cent를 깎아준다(물론 이치를 따지자면 할인을 훨씬 더 해줘야겠지만). 그런데 한국 어느 스타벅스에서도 커피를 연하게 주문한다고 200원을 깎아 주는 곳은 없다. 다른 커피 전문점도 마찬가지지만 적어도 다국적 기업인 스타벅스가 이런 방침을 서울에서도 존중해줬으면 한다.

2. 일관성 없는 청와대 인근 검문

가정을 해보자. 어느 치한이 차로 청와대에 접근해서 나쁜 짓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이다. 우선 얼굴에 "나는 치한이다"라고 적고 다닐 사람도 없겠지만 그런 험상궂은, 그래서 검문을 두려워하는 작자가 있더라도 간단히 삼청동을 피해 조금 더 돌아서(그래봤자 5~10분) 청운동 방향에서 차를 몰고 내려와 작전을 수행하면 그만이다. 일정 통로로 지나다니는 자동차는 정밀한 검문 대상에서 제외하는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

3. 천 원단위로 올라가는 점심값(그리고 거기에 놀라지 않는 시민)

그런데 500, 100, 50, 10원 하물며 아직 1원짜리까지 존재하는데, 왜 우리나라에선 점심 식사 가격이 거의 1000원 단위로만 올라가는 걸까? 더군다나 이젠 결제를 카드로 주로 하기 때문에 동전 바꾸는 문제도 문제가 아닌데 말이다. 뚝배기 불고기가 특히 맛있는 자주 가는 식당이 있는데 2011년 봄까지 5000원하던 것이 여름에 6000원 그리고 1년 후인 2012년에 7000원으로 오른 후 지금도 그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3년 간 인상이 없었다는 것이 다행이 아니냐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4년 사이에 2000원이 올랐다는 것은 퍼센트로 따지면 40%, 즉 매년 거의 10%가 상승한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물가 상승률이 매우 낮다고 하는데 적어도 서울 경우에는 둘 중에 하나가 확실하다. 물가 측정에 직장인의 일반 외식비는 포함이 안 되었든지 식당들이 물가와 상관없이 마구잡이로 가격을 올렸든지 말이다.

물가 상승률을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다면 식재료 값이 그렇게 올라갔을 리가 없다 - 상승률이 2011년 4%, 2012 2.2%, 2013년 1.3%, 2014년 1.3%, 2015 0.7% 이라면 복리로 따져도 5년 간 9.8%) 만약에 다른 제품이 한 번에 20%씩 오른다면 어떨까? 2500만원 하던 소나타가 1월부터 3000만원으로 또 100만원 하던 삼성 노트북이 120만원으로 상승했다고 상상해보라. 식비가 이런 식으로 상승하는 것을 놀랍게 여기지 않는 국민성이 정말로 놀랍다.

점심을 요즘 김밥으로 때우기 때문일 수 있다.

4. 홍보하는 헌법재판소

헌법 재판소가 왜 광고를 하며 홍보가 왜 필요하냐는 거다. 필자는 외국에 살면서 예를 들어 호주의 Superannuation(국민연금)이나 미국의 Homeland Security(보안국)이 시민을 위한 안내 홍보를 하는 것은 봤지만 기관 자체를 그것도 한 나라의 대(헌)법원의 정체를 홍보하는 것은 듣도 보도 못했다.

... 그런데 아무리 예산이 있어서라고 해도 나라에서 가장 무게가 있어야 하는, 근엄하고 정의로움이 우선이어야 하는 헌법재판소가 자체를 홍보하는 것은 왠지 이상하고 그 자체의 격을 낮추는 느낌이다.

5. 자국보다 외국에서 훨씬 더 저렴한 삼성/LG 전자제품

제조사들은 "생산 기지가 달라 원가 차이도 크지만, 미국은 유통업체가 주도해 대규모 할인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유통구조를 핑계 댔다. 그런데 질문이 있다. 유통 구조가 차이라면 삼성/LG 개열의 자체 소매점(예를 들어 삼성프라자)의 가격을 대폭 줄이면 되는 것 아닌가? 그래서 마트나 다른 대형 매점보다 더 싸게 많이 팔면 되는 것 아닌가?

* 이 글은 koryopost.wordpress.com에 포스트 된 글입니다. Terence Kim(김태성)의 글은 여기서 더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