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 몰래 ‘정부 수립'→‘대한민국 수립'

2015-11-30     김병철
ⓒ교육부 페이스북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지난 27일 완성된 ‘2015 개정 교과 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 Ⅱ’ 최종보고서(이하 최종보고서)에서 연구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대한민국 수립’으로 고친 것으로 확인됐다.

강 교수는 29일 <한겨레>에 지난 11월17일 연구진이 완성한 ‘2015 개정 교과 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 Ⅱ’(이하 연구보고서)와 11월27일 연구 책임자인 진재관 국사편찬위원회 편사부장(평가원에서 국편으로 인사이동)이 연구진에게 ‘인쇄본’이라며 보내온 최종보고서를 공개했다.

가령 고등학교의 경우 애초 연구보고서(68쪽)에 소주제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6·25 전쟁’이라고 돼 있는 부분이 최종보고서(67쪽)에 ‘대한민국 수립과 6·25 전쟁’으로, 학년(군별) 내용(요소)의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 ‘대한민국 수립’으로, 성취기준의 ‘8·15 광복 이후 전개된 대한민국 정부의 수립 과정을 파악하고’는 ‘8·15 광복 이후 전개된 대한민국의 수립 과정을 파악하고’로 바뀌어 있다.

강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 9월 중순께 진 편사부장이 한차례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대한민국 수립’으로 고치라고 주문한 바 있다. 교육부에서 9월23일 교육과정을 ‘대한민국 수립’으로 고시할 텐데 이에 맞추라는 취지였다.

애초 최종보고서도 없이 2015 개정 교육과정이 고시된 것도 졸속이지만, 내용마저 ‘몰래’ 바꾸는 꼼수를 보탠 셈이다. 2011 교육과정 등 이전 교육과정의 경우 최소한 최종보고서가 완성된 뒤 고시가 이뤄지는 ‘순서’ 정도는 지켰다는 게 강 교수의 설명이다.

<한겨레>도 진 편사부장한테 여러차례 연락했으나 답이 없었다. 평가원은 “연구진과의 내용 조율은 연구 책임자인 진 편사부장에게 일임했으며, 평가원도 구체적인 내막은 모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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