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의 발견' (3) 덕인당 : 당신이 여태 먹어보지 못한 '꿀빵'의 바스락거림

2015-11-13     원성윤

《식당의 발견》 시리즈 그 두 번째 편(사진 한상무, 글 원성윤)이다. 제주도의 식당을 소개한 전편에 이어 통영, 진주, 남해, 사천의 식당을 찾았다. 굵직굵직한 관광도시에 밀려, 평범한 시, 군으로 치부되곤 했지만 하나 하나가 전통과 역사가 깃든 유서 깊은 지역이다. 조선 해군의 중심 도시이자, 충무공의 넋이 깃든 통영. 경남 행정의 중심지이자 교육, 교통의 요지인 진주. 60여 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뤄진 남해. 그리고 우리에게 삼천포로 더 잘 알려진 사천까지. 『식당의 발견: 통영, 진주, 남해, 사천 편』에서는 해당 지역의 대표 식자재를 다루는 식당들을 소개한다. 책 '식당의 발견'에 소개된 17곳의 식당 가운데 8곳을 선정,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 연재한다.

미련없이 시장으로 들어왔다. 집도 없었다. 세를 얻어 다시 장사를 시작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가게를 일으켜 세워야만 했다. 그러기를 어언 30여 년. 이제는 아들 방세준 씨도 합류했다. 세준 씨는 명문대 법대를 졸업한 재원. 덕인당을 이어간다는 생각에 하던 일도 모두 관두고 고향 진주로 내려왔다.

옆에서 빵을 만드는 과정을 지켜봤다. 먼저, 중력분을 놓고 반죽을 시작한다. 옛날식 반죽 칼로 자로 잰 듯 꿀빵보다 작은 크기로 썰어낸다. 적단앙금을 반죽에 조금씩 떠서 차곡차곡 넣는다. 1차로 빚은 반죽을 튀긴다.

갓 구운 꿀빵을 한입 베어 물어 본다. 단단해 보이는 시럽 덩어리가 바스락거리며 부서진다. 고소한 깨와 땅콩 내음과 캐러멜 맛의 달콤함이 입안을 감돈다. "커피와 함께 먹으면 더 좋다"는 말에 아메리카노와 함께 먹었다. 최고의 궁합이다.

“돌아오라! 덕인당의 영광이여”

1960년대에 덕인당을 처음으로 차렸다. 방용선 사장은 당시로써는 상당히 늦은 나이인 33살에 결혼했다. 부인 김덕열 할머니는 “당시 빵집에는 분식점을 해서 떡볶이, 콩국수, 만두도 팔았는데 참 장사가 잘 됐다”고 회상했다. 버스가 많이 없던 당시, 학생들은 집까지 걸어가다 ‘덕인당’에서 꼭 분식을 먹고 갔다. 세월은 흘렀고, 덕인당을 찾는 발길도 줄어들었다. 동네 시장 빵집으로 사라지는가 싶었던 ‘덕인당’은 2011년, 지상파 방송에 조금씩 모습을 비치며 다시 한 번 이름을 시작했다. “나는 내 꿀빵이 맛있다고 자신했다. 다 때가 오는 모양이다.” 79살의 방용선 사장은 아직, 현역이다.

꿀빵의 재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 손에는 각 지역의 빵이 들리기 시작했다. 대전의 성심당, 군산의 이성당처럼 맛과 역사성 모두를 가진 곳도 있었지만, 관광지라는 이유로 이유 없이 뜨는 빵도 있었다. 철학 없이 생산된 빵들은 저마다 형태를 달리하며 분화하기 시작했다. 무엇이 옳은 맛인지, 그른 맛인지도 모른 채 상표만 날름 따와 ‘명물’이랍시고 팔고 있다. ‘

덕인당

  • 메뉴 : 5개 3,000원 10개 6,000원 18개 10,000원
  • 주소 : 진주시 장대로 43번길 12-1
  • 전화번호 : 055-741-5092

책 '식당의 발견'(통영, 진주, 남해, 사천의 맛)은 전국 서점과 인터넷 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