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어린왕자', 일본어판 번역 오류 그대로 따라"

2015-11-08     강병진
ⓒ연합뉴스

'어린왕자'의 국내 번역본들이 상당수 일본어판의 번역 오류를 답습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송 대표에 따르면 '어린왕자'는 1943년 뉴욕의 레이날 앤 히치콕(Reynal & Hitchcock) 출판사에서 영어와 프랑스어로 처음 발간했다. 책은 이후 여러 판본이 난립했지만 1999년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가 내놓은 판본으로 초판과 가장 유사하게 복원됐다.

송 대표에 따르면 일본어 중역의 흔적은 현재 다수 번역본에서 확인된다.

송 대표는 이 같은 오류가 문학동네가 출간한 김화영 교수의 번역본과 전성자 성신여대 명예교수가 옮긴 '어린왕자'에서 확인된다고 밝혔다. 또 2012년 문학과 지성사에서 재출간된 문학평론가 김현의 번역본도 숫양을 염소로 잘못 표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오류는 6장 어린왕자가 석양을 보는 장면에서 나온다. 여기서 등장하는 해가 지는 횟수는 여러 판본을 거쳐 44번으로 확립됐지만 일본어판은 이를 43번으로 표기했다. 문예출판사의 전성자 번역본과 2006년 출간된 인디고 출판사의 '어린왕자'는 아직까지 해가 지는 횟수를 43번으로 쓰고 있다는 것이 송 대표의 설명이다.

송 대표는 "이런 모든 문제가 일본어 중역에서 출발했다. 번역의 고질적인 문제다"라며 "번역자라면 불어 원본이나 수정본을 계속해서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그런 과정이 생략됐다. 이전 일본어판에 근거해 오역이 되풀이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일본어 번역을 중역하는 관행을 버려야 한다"며 "이는 학문적 친일 사대주의와 뭐가 다르겠는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