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언프리티2' 대인배 전지윤이 보여준 유쾌한 힙합정신

2015-10-31     남현지

전지윤이 단숨에 호감 랩스타로 떠올랐다. 프로그램 중간에 합류, ‘우승은 내가 내가 해’, ‘큐브 등딱지 떼고’ 등 다소 어설픈 자기소개 랩으로 경쟁 래퍼들의 비웃음을 샀던 ‘흑역사’는 이제 잊어도 될 것 같다. 회를 거듭할수록 좋아지는 실력, 모진 굴욕에도 굴하지 않는 패기, 아픔을 무대로 승화시키는 대인배 같은 인성까지. 묘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호감도를 급상승시키고 있는 중이다.

사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전지윤의 출연을 두고 시청자들은 물론 업계관계자들도 그의 ‘언프리티2’ 출연은 실수이자 실패라고 입을 모았다. 첫 등장에 선보인 랩은 실망을 넘어 충격을 줄 정도로 어설펐고, 이후에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함께 출연하는 래퍼들은 그와 함께 팀을 이루거나 공동으로 작업하는 것을 꺼려했고, 경쟁자로 등장하면 무시하기 일쑤였다.

이날도 팀 결정 시간에도 전지윤은 역시나 혼자였다. 다들 자신이 협업하고 싶은 래퍼들과 하나 둘 팀을 이뤘지만, 전지윤의 순서에는 아무도 함께 하겠다고 나서지 않았다. 그간 그가 보여줬던 부진한 모습 때문이었을 테다. 우여곡절 끝에 유빈과 팀을 이뤘고, 유빈은 흥미로운 제안을 한다. 전지윤의 흑역사였던 ‘내가 내가 해’를 이번 무대의 훅으로 사용하자는 것. 전지윤은 흔쾌히 수락했다.

유쾌하고 귀에 쏙쏙 들어오는 가사, 자신감 있는 플로우와 특유의 무대매너까지 곁들인 두 사람의 무대에 경연장은 축제 무대처럼 달아올랐고, 이들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1위를 차지했다.

‘언프리티 랩스타2’ 제작진은 연출과 편집으로 매주 주목받는 ‘랩스타’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에 출연 래퍼들은 한 순간에 비호감으로 전락하기도 하고, 어느 순간 급호감으로 떠오르기도 한다. 이번 주의 호갑 랩스타는 확실히 전지윤이었다. 어떤 내용들이 연출됐고, 편집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방송에 비춰진 그의 유쾌한 힙합정신은 대중의 호감을 사기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