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에 포수장비 착용한 홍성흔 "떨리면서도 설렜다"

2015-10-22     허완

21일 잠실구장을 찾은 팬들, 경기를 중계하는 방송 카메라에 포수 장비를 차고 우완투수 윤명준(26)의 공을 받는 '두산 포수' 홍성흔(38)의 모습이 포착됐다.

그 순간, 홍성흔은 "무척 떨리면서도 설렜다"고 했다.

21일 플레이오프 3차전 3회초 노경은의 투구에 두산 포수 최재훈이 오른 복사뼈를 맞았다.

그라운드를 바라보던 홍성흔은 불펜으로 걸어갔다.

홍성흔은 "만일을 대비해 포수 장비를 가지고 다닌다. 모두 내 장비"라며 "처음에는 속으로 '일어나라, 재훈아'라고 외치면서 불펜에서 윤명준의 공을 받았다"고 떠올렸다.

사진은 18일 경남 창원시 마산야구장에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NC와 두산 경기에서 4회초 솔로 홈런을 친 홍성흔이 하이파이브 하는 모습. ⓒ연합뉴스

7년 6개월의 공백이 있었지만, 불펜에서 공을 받는 동안 홍성흔의 '포수 DNA'가 살아났다.

물론 불안감도 있었다. 홍성흔은 "최근에 심장 박동 소리가 가장 크게 들린 날"이라며 "(김태형) 감독님 말씀처럼 내가 포수로 출전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아야 한다. 심지어 내 아들도 '아빠, 2루 송구 가능해'라고 물을 정도였다"고 웃었다.

최재훈이 통증을 안고 남은 경기를 치르면서 홍성흔이 포수로 나서는 장면은 연출되지 않았다.

그는 "정규시즌 끝나고 사회인 야구에서 포수 훈련을 해볼까"라고 농담도 했다.

홍성흔은 타격 훈련을 하러 그의 앞을 지나가는 최재훈을 향해 "야, 쩔뚝이면서 걷지 마"라고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