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기술 이전 안 된다"는 한국형전투기 사업의 운명은?

2015-10-16     허완
South Korean Defense Minister Han Min-koo, right, arrives at the Pentagon for the full military honors parade to welcome the visiting South Korean President Park Geun-hye to the Pentagon, Thursday, Oct. 15, 2015. (AP Photo/Manuel Balce Ceneta) ⓒASSOCIATED PRESS

4개 핵심기술 이전 불가 입장을 재확인함에 따라 KF-X 사업이 순탄하게 진행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카터 장관의 이런 발언은 미국 정부가 지난 4월 밝힌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이미 충분히 예견됐던 상황이다.

미측은 자국의 '국제무기거래규정'을 들어 우리 정부가 요청한 AESA(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와 IRST(적외선탐색 추적장비), EO TGP(전자광학 표적추적장비), RF 재머(전자파 방해장비) 등 4개 핵심기술 이전을 승인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전투기의 눈과 귀 등에 해당하는 이들 4개 기술은 우리 공군 주력기인 KF-16급 이상의 고성능 전투기를 개발하는 데 꼭 필요한 핵심 기술로 꼽히고 있다.

정보처리 속도가 기계식 레이더보다 1천배가 빠르고 전투능력도 3~4배가량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F-15K나 KF-16은 기계식 레이더를 쓰고 있지만 F-22나 F-35 스텔스 전투기는 AESA 레이더를 탑재하고 있다.

전자광학 및 적외선 센서를 통해 주·야간 표적을 탐지 추적하는 EO TGP는 레이저를 이용한 무장 유도 및 지상표적 정밀 타격에 이용되는 장비이다. RF 재머는 고출력 전자파를 쏴 적의 전자장비를 먹통으로 만든다.

AESA 레이더는 ADD 주관으로 방산업체인 LIG넥스원이 참여해 2006년부터 개발 중이며 현재는 지상시험 중에 있다. 레이더 개발에 30여 개 기술이 필요한 데 이중 5개 기술은 국외 업체와 협력하지 않으면 기술 확보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ADD는 2021년까지 AESA 레이더를 개발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국감에서는 이런 계획에 대해 "황당한 얘기"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KF-X는 개발 목표 연도는 2025년이다.

이 협의체에는 외교, 국방 등 양국 여러 기관의 관리나 전문가들의 참여가 예상되지만 어떤 수준의 관리가 책임을 지고 어떤 범위까지 협력을 할지는 아직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한민구 장관과 카터 장관이 방산기술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운영키로 합의한 협의체는 애초 회의 의제에 없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협의체의 책임자가 누가될지, 협력 범위를 어디까지 할지 등은 앞으로 논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