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팔 사기사건 최초 공개했던 주인공, 알고보니 뇌물 받은 경찰관이었다

2015-10-14     허완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2007년 8월 대구 동구에서 제과점을 개업하며 강씨 측에서 1억원을 받았다.

그러나 경찰은 혐의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강씨 등 참고인 조사가 필수적이지만 이들이 잠적한 상태여서 조사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사법처리를 보류하는 이른바 '참고인 중지'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이 밝힌 혐의대로라면 '단군 이래 최대 사기'라고 하는 조희팔 사건이 세상에 실체를 드러내기 1년여 전부터 이들 사이에 금품 거래가 이뤄진 셈이다.

조희팔 관련 사기 사건 가운데는 전국에서 처음이었다.

당시 언론에 공개한 수사 내용은 대구 수성구 만촌동에 있는 한 유사수신업체 전산실과 기획실을 압수수색한 결과 이 업체가 대구와 부산, 인천 3개 지역을 거점으로 2년여간 수조원대의 유사수신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조씨 일당에게서 1년여전 1억원을 받은 정씨가 돌연 이들을 사법처리하는데 앞장서고 나선 셈이다.

정씨는 이들에게서 식사는 물론이고 골프와 양주 접대까지 받았다.

임씨는 2008년 8월부터 2009년 12월까지 강태용의 부탁으로 범죄수익금 6억원을 받은 뒤 한 상장기업 주식을 사들여 범죄수익을 은닉해주는 등 이들과 깊은 인연을 맺었다. 그러나 그뒤 이들을 배신하고 경찰 수사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조씨 일당의 협박을 받던 중이었다고 한다.

법원은 정씨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50만원, 추징금 51만원 등을 선고했다.

지난 13일 항공편으로 중국으로 갔으나 입국을 하지 못하고 사실상 광저우 공항서 공안 등에 붙잡혔다.

이에 따라 조희팔 사건은 애초부터 이들에게 돈을 받은 정씨가 사건을 담당하면서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 대구경찰청은 강씨를 검거한 뒤 '조희팔 사건 특별수사팀'을 편성키로 하는 등 엄정 대처키로 했다고 밝혔다.

송민헌 제2부장은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나오지 않도록 전·현직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가혹하게 수사한다는 방침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