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교수들도 국정 교과서 집필 거부 선언 동참

2015-10-14     강병진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이 몸 담았던 고려대 역사 관련 학과 교수들이 국정 교과서 집필 거부를 선언했다. 김 위원장은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이 학교의 한국사학과 교수와 총장을 지냈다.

이들은 성명에서 “역사교육의 발전 차원에서 논의되어야 할 한국사 교과서는 최근 들어 정부와 여당에 의해 이념 논쟁과 정쟁의 수단으로 변질되었다”며 “그동안 역사학계와 교사 등 많은 이들이 상식적인 차원에서 국정화를 반대해 왔음에도 정부 여당이 일방적으로 국정화를 강행하는 것은 집권세력의 당리당략적 이해 추구 외에 그 이유를 달리 찾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교수들은 “정부 여당의 무리한 국정화 추진 이래 역사교육의 올바른 방향을 찾아 나가려는 사회적 논의는 실종된 채 구태의연하고 비상식적인 이념 대립만이 횡행하고 있다. 이 모든 갈등과 분열의 책임은 정부 여당에 있다”며 “우리 고려대 역사계열 교수 일동은 학자적 양심과 역사교육의 정상화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와 관련된 일체의 과정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대 총학생회도 이날 서울 안암동 고려대 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정배 위원장를 향해 “역사 앞에 부끄럽게 행동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총학생회는 “우리의 선배인 김정배 위원장이 지난달 160명의 고려대 교수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성명을 낸 모습과 정반대로 교과서 국정화의 총대를 메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부끄럽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