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에 등재된 난징 대학살 사진

2015-10-15     김병철
ⓒ연합뉴스/중국 제2역사당안관 홈페이지 캡쳐

연합뉴스가 15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리스트에 오른 난징대학살 자료들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일본군이 중국인 포로들을 한 명씩 무릎을 꿇게 한 뒤 검으로 목을 베는 사진 등 사진은 총 16장이 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이 사진은 당시 일본군들이 직접 찍은 것으로 1938년 난징의 한 사진관에서 견습공으로 일하던 중국인 청년 뤄진(羅瑾)이 몰래 추가로 현상해 숨겨두고 있던 것이었다.

이 사진은 일본군의 끔찍한 죄행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1945년 일본 패망 이후 개최된 난징 전범 군사법정에서 '1호 자료'로 채택됐다.

일본군이 난징대학살 당시 얼마나 잔인하게 양민과 중국군 포로들을 학살하고 짓밟았는지를 직접적으로 증명하는 사진들이어서 심사위원들의 심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난징을 점령한 일본군이 30만 명 이상(중국 측 추정)에 달하는 중국인을 학살한 사건이다.

이 중에는 난징대학살을 직접 목격하고 촬영해 전 세계에 알린 미국인 선교사 존 매기가 당시 촬영에 사용한 16㎜ 카메라와 원본 필름, 중국판 '안네의 일기'로 불리는 청루이팡(程瑞芳)의 일기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미쳐 날뛰며 온갖 나쁜 짓을 다 한다. 죽이고 싶으면 죽이고 강간한다. 남녀노소를 가리지도 않는다", "일본 헌병들은 사람이 아니라 짐승이다", "걸어 다닐 수 있는 곳이 없어 시체 사이를 뚫고 다닌다고 한다"는 등의 충격적인 내용과 함께 "죽고 싶을 만큼 괴롭다"는 심경고백도 담겨 있다.

1947년 3월 난징시 군사법정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일본군 중장 다니 히사오(谷壽夫)에 대한 판결문 원본도 포함됐다. 여기에는 난징대학살에 따른 사망자 총수가 30만명 이상이란 내용이 적시돼 있다.

난징국제안전처 위원이던 미국인 마이너 셜 베이츠의 증언, 당시 국제적십자사 소속 외국인 직원의 일기 등도 세계기록유산으로 채택됐다.

중국은 유네스코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결정을 크게 환영했지만 일본 측은 유네스코 분담금 지급 중단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쇼킹'이란 표현까지 동원하며 일본 측을 맹비난하는 등 난징대학살 자료들의 세계기록유산을 둘러싼 중일 간 공방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