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LGBT 커플들이 LA에서 결혼할 수 있게 알리바바가 나섰다

2015-03-24     김도훈

운 좋은 이 10쌍은 중국 거대 온라인 기업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쇼핑 사이트 타오바오가 주최한 'We Do' 대회 우승자들이다. 지난 2월 타오바오는 4개의 LGBT 커뮤니티 그리고 자매 사이트와 협력해 이번 대회를 주최했다. 이 10쌍은 무료로 LA 1주일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웨스트 할리우드 시장이 참석하는 단체 결혼식도 행사 일정에 포함되어 있다.

리유는 이번 여행이 너무나 기다리던 특별한 순간이 될 거라고 말한다. 그는 "여자가 웨딩 가운 입는 순간을 고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허핑턴포스트에 말했다. "이번 의식이 중국에서 인정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늘 마음으로 바라던 행사다. 우리 모두 직접 경험해 보고 싶은 순간이다."

리유와 후는 둘이 막 사귀기 시작했던 연애 초기의 중요한 순간을 영상으로 설명했다. 후가 자기 손가락에 꼈던 반지를 아무 말 없이 리유 손가락에 끼워주었다는 사연이었다. 그 무언의 약속이 지난 7년 3개월 후, 리유와 후는 합법적으로 인정되는 결혼식을 오는 6월에 할 수 있게 됐다(적어도 미국에선).

리유 & 후 커플과 전 세계 수천만 다른 커플들의 차이는 단 하나다. 그들의 국가와 문화는 서로를 향한 두 사람의 사랑의 약속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평균적인 결혼 기간은 8년이다. 리유는 후가 준 반지를 거의 같은 기간(8년) 동안 끼어왔다. 리유는 자신들이 아주 탄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번 결혼식으로 중국의 LGBT 커뮤니티도 안정감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LGBT 커뮤니티에 대한 공식 지지를 발표함으로 타오바오와 모회사인 알리바바는 중국에서 매우 생소한 상황에 발을 디딘 거라고 볼 수 있다. 어느 조사 단체에 따르면 중국의 LGBT 커뮤니티 시장은 3천억 달러 수준이라고 한다. 그런데 중국의 밀레니얼 세대가 동성애를 이전 세대보다 더 잘 받아들인다고는 해도, 기성세대 중국인들은 아직도 LGBT 관계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며 자기 자녀들이 커밍아웃하는 것을 끔찍하게 여긴다.

리유 신(오른쪽)과 후 지동(왼쪽)이 지난 주 7주년 기념일을 자축하고 있다.

리유는 이전 남자 친구가 여자와 결혼을 하면서 해어진 경험이 있다고 말한다. 리유와 후는 현재 '절반은 커밍아웃'한 상태라고 한다. 즉, 친한 친구와 동료에게는 둘 사이를 공개했지만 가족에게는 아직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도 둘은 도심을 손잡고 걸어 다니거나 중국에서 가장 큰 쇼핑 사이트에 'We Do' 영상을 올릴 정도로는 자유롭다.

"중국의 동성결혼 문제를 개인으로선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다만 이런 의식에 참여한다는 것은 늘 바라던 꿈을, 또 기억에 영원히 남을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는 점에서 기쁘다"

*이 기사는 허핑턴포스트US의 California Dreaming: Alibaba Helps LGBT Chinese Couples Get Married In Los Angeles를 번역, 가공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