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 '9월 인상론'이 흔들린다

2015-09-16     김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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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시점을 놓고 시장에서는 여전히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지만 '9월 인상' 가능성은 점점 줄어드는 분위기다.

물론 이달 인상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많지만 올해 10월, 12월을 넘어 내년으로 금리 인상이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9월 금리인상론 힘 잃어…내년으로 연기될 가능성

최근 외환시장 움직임은 '9월 인상' 지지론자들의 힘을 빼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로이터통신은 "투자자들이 적어도 12월까지는 기록적인 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데 베팅을 걸고 있기 때문"이라며 최근 달러 약세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오전 9시 30분 현재 MSCI 아시아태평양지수는 전날보다 0.8% 올랐다. 같은 시간 말레이시아 링깃과 태국 바트 가치도 달러 대비 오름세를 보였다.

10월과 12월에 금리가 오를 가능성은 각각 40%, 59%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들어 9월은 고사하고 올해 금리가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파생상품 시장에선 절반가량이 내년까지 금리가 오르지 않는 것에 베팅했다.

바클레이즈는 "미국 경제지표가 금리를 올릴 만큼 좋지만 금리 인상으로 시장을 더 불안해질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연준이 행동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금리인상 시기 전망 늦춰지는 이유는

연준이 올해 안으로 금리를 올리겠다고 시사했고 최대 두 차례 인상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난 7월 이후 중국발 악재에 세계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자 '9월 대세론'은 점점 힘을 잃기 시작했다.

FT는 "최근의 시장 동요, 달러 강세, 신흥국 위기 우려 등을 고려할 때 많은 사람이 이달 금리 인상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WSJ은 "올해 들어 정도가 심해진 달러 강세와 주식시장 악세에 따른 자산 손실 등은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을 낮출 요인"이라며 "저유가도 중국 경제 전망이 좋지 않다는 증거여서 세계 경제 불안이 심해지면 미국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은 중국 경기 둔화의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며 미국의 금리 인상이 미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 "연준, 시장과 소통 부족하다"

금리를 올려놓지 않을 경우 미국 경기가 침체기로 빠져들 때 경제를 살릴 통화정책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연준의 고민거리다.

연준이 이달에 금리를 올리면 시장의 충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의 방향타는 '9월 동결'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연준 책임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시장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재닛 옐런 미국 연준 의장은 지난 7월에 금리 인상을 "신중하고 점진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힌 이후 말을 아끼고 있다.

과거 소통 부족이 낳은 결과를 연준도 모르는 바가 아니다.

이는 미국 채권시장에 '대학살(Bloodbath)'이라고 불릴 만큼 강한 충격을 줬고 멕시코와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위기를 초래한 원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미국 연준이 과거 사례처럼 시장의 예상과 빗나가는 결정을 할지는 이번 주말에 결정된다.

미국 연준은 16~1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