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구매 남성은 폭력 성향이 있다는 연구에 의심을 품어야 할 이유

2015-09-12     김도훈
ⓒshutterstock

지난 주에 헤드라인을 장식한 연구에 의하면, 성 구매를 하는 남성들은 성 폭력 성향이 더 강하고 여성들에 대한 공감이 덜하다고 한다. 그러나 이 연구의 신뢰성을 의심할 이유가 있으며, 더 중요한 것은 연구자들이 성노동자들의 권리와 복지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다.

연구

‘성 구매 남성들과 성 구매를 하지 않는 남성들의 비교’라는 연구는 크레이그리스트, 보스턴 피닉스 광고를 통해 모집한 남성 202명에게 45달러를 주고 2시간 동안 진행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연령, 학력, 인종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광고에 응답해 온 남성 1,247명 중 202명을 추렸다. 이 연구는 8월 31일 개인간의 폭력 저널에 발표되었다

두 집단은 모두 이성애자, 양성애자, 동성애자를 포함하고 있었지만, 대다수는 이성애자였다(‘성 구매자’ 중 89%, ‘비 성 구매자’ 중 93%).

비판

성 매매 퇴치를 목적으로 한다고 천명한 비영리단체 ‘성 매매 연구와 교육’의 창립자이자 회장인 멜리사 팔리였다. ‘성 구매 수요와의 싸움’을 목적으로 한다고 천명한 개인 조직인 헌트 얼터너티브스가 연구비를 댔다.

팔리는 기만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언론인들과 마찬가지로 연구자들에게도 관점이 있다. 중요한 것은 투명성이지, 관점이 존재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다 … 20년 가까이 성 매매를 연구해 온 나는 내가 성 매매를 어떻게 이해하게 되었느냐에 대해 투명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그녀는 허핑턴 포스트에 이렇게 말했다.

헌트 얼터너티브스의 창립자 스와니 헌트

“성 매매나 성 산업에 대해 특정 이념적 입장을 지지하는 연구자들은 그 관점을 반영하는 결과가 나오도록 연구를 설계한다.” 와이오밍 대학의 문화 인류학자인 수전 듀이 부교수가 허핑턴 포스트에 한 말이다.

“연구자들은 이 사람들이 성 노동자들의 고객을 얼마나 잘 대표하는지 알 방법이 없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성 구매자라고 밝힌 남성들이다. 그들은 이런 연구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남성들 말고는 어떤 남성들도 대표할 수 없다.”

연구자들은 이 점이 이 연구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논문에서 밝히기는 했다. ‘광고를 보고 응답하며 성적 태도에 대한 연구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남성들은 일반 남성들과는 알 수 없는 부분에서 다를 수 있다’는 언급이 있다.

이 연구가 ‘비 성 구매자’들을 정의한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도 있다. ‘비 성 구매자’를 돈을 주고 사람을 고용해서 섹스를 한 적이 없는 사람으로 단순하게 규정하지 않았다. 이 연구에서 ‘비 성 구매자’로 인정받으려면 섹스를 구매한 적이 없고, 폰 섹스를 구매한 적도, 랩 댄스를 구매한 적도 없어야 하며, 가까운 과거의 스트립 클럽 방문 횟수가 한 번을 넘어서는 안 되고 지난 한 주 동안 포르노 시청 횟수가 한 번 이상이어서는 안된다.

그러나 엘리자베스 놀런 브라운이 reason.com에 적었듯, ‘이렇게 추가 조건이 붙었기 때문에 성 매매에 참여한 남성들에 대한 통제 집단을 제대로 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 모집단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집단은 남성들만이 아니다. 연구의 일부는 여성 성 노동자들에 기반하고 있는데, 이들의 선정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연구자들은 이 결과를 관련없는 다른 연구와 비교했다. 여성 성 노동자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설명해 보라고 한 연구였다. 그들은 비 성 구매자들의 응답이 여성들의 말과 더 비슷하다는 점을 들어 성 구매자들은 ‘공감이 덜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팔리 등이 의존한 여성 성 노동자 조사는 2003년에 피닉스에서 이루어졌고, 그것이 전체 성 노동자들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믿을 이유가 있다. 조사 대상 여성 119명 중 64%는 성 매매와 관련된 지원 그룹에 참여하고 있었고, 나머지 25%는 감옥에 있었다.

에스코트 겸 작가 매기 맥닐은 작년 워싱턴 포스트에 쓴 글에서 이런 식의 표본 추출 편향은 흔한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성 노동자들에게 자문을 구할 때면 감옥과 약물 남용 프로그램에서 표본을 구한다. 절박하고 빈곤하며 소외된 표본이 압도적으로 많은 결과가 생긴다.”

미래 전망

보도 자료에서 한 말이다.

팔리는 그녀의 자료가 성 매매는 ‘성적 학대’와 ‘성적 공격성’의 관습이라는 시각을 지지한다고 허핑턴 포스트에 말했다. 그녀는 ‘북유럽 모델’, 혹은 ‘스웨덴 모델’이라고 불리는, 노르웨이와 스웨덴에서 사용하는 법적 접근을 지지한다. 성을 구매한 사람은 체포될 수 있지만, 성적 서비스를 판매한 사람은 형사 고발되지 않는 제도이다.

“성 노동자들의 권리보다 성 노동 고객들의 경험을 중심에 놓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아마 가치있는 의견은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다.” 연구자, 작가, 전직 에스코트인 영국의 브룩 매그넌티가 이 연구에 대해 트위터에 적은 말이다.

성 노동자들이 고객들로부터의 폭력을 경험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범죄화하면 자신이 체포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해도 그들은 경찰에게 신고하는 것을 두려워하게 된다. 최근 전세계적 성 매매의 비범죄화를 주장한 국제 인권 기구의 최근 보고서에 의하면 그렇다. 북유럽 법이 적용되는 곳에서는 여성들은 폭행이나 강도 같은 사건을 신고하기를 꺼린다고 한다. 신고하면 그 남성들이 성 구매자라는 것을 경찰에 알리게 되고, 경찰이 그들을 추적해 자꾸 체포하게 되면 여성들의 생계 수단이 없어지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래비쉴리의 기사에서 경찰의 단속 한 번이 그녀의 잠재 고객을 확 줄여서 보통 때 같았으면 거절했을 위험한 남성을 만날 수 밖에 없었다고 적었다. 그 남성은 결국 그녀를 강간했다.

번스는 입법자들이 착취당하는 사람들, 성 업계를 떠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도우려거든 주택, 카운슬링, 의료 지원 등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핑턴포스트US의 Why You Should Be Skeptical Of Study Saying Men Who Buy Sex Are Prone To Violence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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