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낳고 2주 만에 복귀? 출산휴가 안 쓰겠다는 야후 CEO에 비난이 쏟아지다

2015-09-07     허완
In this Feb. 19, 2015 photo, Yahoo President and CEO Marissa Mayer delivers the keynote address at the first-ever Yahoo Mobile Developer's Conference, in San Francisco. Mayer was the highest paid female CEO in 2014, according to a study carried out by executive compensation data firm Equilar and The Associated Press. (AP Photo/Eric Risberg) ⓒASSOCIATED PRESS

작년에 500억 원을 벌어들여 미국 여성 '연봉퀸'에 오른 머리사 마이어 야후 최고경영자(CEO)(40)가 연말 쌍둥이를 출산하고 바로 복귀하겠다고 발표해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야후를 비롯해 미국 IT와 금융기업들이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 출산휴가를 늘리는 가운데, 곧 아이를 얻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출산휴가를 모두 쓸지도 관심이다.

◇ 아들 낳고 2주 만에 복귀 머리사…쌍둥이딸 낳고 즉시 복귀 예정

야후가 대대적인 전환기에 있기 때문에 자리를 오래 비울 수 없다는 게 머리사의 설명이다.

머리사는 당시 복귀하면서 사비로 야후 옆 건물에 아기방을 마련해 아기를 데려다 놓고, 보모를 감시해 논란을 더욱 증폭시켰다.

그는 비판여론이 거세지자 야후 여직원들의 출산휴가를 8주에서 16주로 늘리고, 남직원들을 위한 8주의 유급 출산휴가를 도입했다.

머리사는 작년 4천210만 달러(약 500억원)를 벌어들여 미국 여성 최고경영자(CEO) 중 연봉퀸을 차지했다. NYT가 대기업임원 임금조사업체 에퀼러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다.

◇ 미국 여성 4분의 1은 출산휴가 2주밖에 못써

독일 한델스블라트는 미국이 파푸아뉴기니와 함께 여성에게 단 하루의 유급 출산휴가도 주지 않는 전 세계 2개 연합국 중 하나라고 비꼬았다.

캘리포니아주는 2004년 관련 법 개정으로 유급 출산휴가 제도를 도입해 여성들이 출산휴가를 가면 6주간 급여의 67%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캘리포니아주 소재 기업의 91%는 관련 설문조사에서 모성보호제도가 영업이익을 높이거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미국 노동부의 조사결과를 보면, 미국 여성 중 4분의 1은 머리사처럼 자발적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출산휴가를 2주밖에 못쓰고 있다. 미국 민간부문에서 유급출산휴가가 보장된 근로자는 12%에 불과하다.

바리니아 베르나우 SZ 기자는 칼럼을 통해 "머리사는 책임감이 강해 보이고 싶은 것일 수 있지만, 사실은 팀을 믿지 못한다는 약점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머리사 때문에 야후 직원들과 좋은 엄마이자 성공적인 직장인이고 싶은 수많은 여성은 어마어마한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美 IT·금융업계 유급출산휴가 확대…"권리 위에 잠자면 안 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여직원을 위한 유급출산휴가를 20주로 2배 가까이 확대했다. 미국 최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는 1년에 달하는 유급출산휴가 제도를 도입했다.

네슬레는 남성을 위한 유급 출산휴가를 6주에서 14주로 확대했다.

최근 아이를 얻은 샌프란시스코의 한 남성 직장인(35)은 NYT에 "12주간 유급출산휴가가 보장된 회사에 다니지만, '12주 후에 보자'고 하지 않고, '필요한 만큼 다 쓰라'고 하니 반 밖에 못썼다"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지난 7월 31일(현지시간) 페이스북 게시물에서 "프리실라와 나에게 신나는 소식이 있다. 딸 아기를 출산할 예정"이라며 "우리 인생에서 새로운 장(章)이 될 것"이라고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