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단 살포자, 경찰에 기저귀 보내다

2015-03-20     김도훈

사회활동가 박성수(41)씨는 지난 19일 전북 군산시 소룡동 우체국에서 부산 연제경찰서로 기저귀를 보냈다. 박씨는 기저귀를 보내면서, 우체국 안의 탁자에 기저귀와 ‘부산 연제경찰서! 영아 수준의 공무 집행은 기저귀 차고 수행해라! 공무 수행이 애들 장난이냐?’는 글이 적힌 팻말을 나란히 올려놓은 사진을 찍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올렸다.

‘박근혜 대통령 비판 전단’에 대한 경찰의 수사에 항의해 지난 15일 군산경찰서에 ‘개사료’를 보냈던 여행가 박성수(41)씨가 19일 부산 연제경찰서에 기저귀를 보냈다. 사진 박성수씨 제공

하지만 박씨는 윤씨가 뿌린 ‘경국지색’ 전단 도안이 아닌 ‘박근혜도 국가보안법 수사하라’는 내용의 전단 도안을 윤씨에게 보냈다. 박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알고 지내던 윤씨가 전단지 도안이 필요하다고 해 보냈고, 윤씨는 ‘경국지색’ 전단을 뿌렸다. 부산 사건과 연관도 없는 전단 도안을 윤씨에게 보냈다고 출석을 요구하는 경찰의 수준은 똥오줌도 못가리는 젖먹이 같다. 빨리 성장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공권력을 실행할 역량을 갖추라는 뜻에서 아기 기저귀를 보냈다”고 말했다.

박성수씨가 15일 오전 전북 군산경찰서 앞에서 경찰의 ‘박근혜 대통령 비판 전단’ 수사에 항의하며 전북 군산경찰서 앞에서 개사료를 뿌리고 있다. 박성수씨 제공

박씨는 “법적 정당성이 없는 공안몰이식 수사를 중단하라. 예로부터 군자가 개의 부름을 받고 달려갔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것이니 차라리 나를 구속하라”고 말했다.

박씨는 또 길에서 개사료를 뿌렸다는 이유(경범죄처벌법 위반)로 범칙금 5만원을 부과받았는데, 납부를 거부해 즉결심판에 넘겨졌다. 박씨는 지난 15일 군산경찰서 앞에서 수사당국의 공안몰이에 항의하며 개사료를 뿌렸다. 앞서 박씨는 지난 2일 대구에서 벌어진 박 대통령 비판 전단지 살포 사건과 관련해 출석을 요구한 대구 수성경찰서에도 개사료를 보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