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가스 중학생, '테러'에 대한 과대망상에 시달렸다

2015-09-02     곽상아 기자
ⓒ연합뉴스

예전에 다니던 중학교의 빈 교실에서 부탄가스를 폭발시킨 중학생이 범행 두 달여 전에는 재학중인 학교 화장실에 자체 제작한 '화염방사기'로 불을 내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천구 A중학교 빈 교실에 부탄가스통을 터뜨린 중학교 3학년 이모(15)군은 전학 간 서초구 B중학교 화장실에서 6월말 방화를 하려다 교사 등에게 제지당했다.

'화염방사기'로 휘발유를 뿌리며 라이터로 불을 붙이려 했지만 분무기가 고장나 실패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테러에 대한 과대망상 때문에 학교에서 상담을 받아왔으며, 화장실 방화 시도 이후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군의 방화 시도 당시 교사들이 이군을 빨리 발견하고 조처를 한 데다 교육적인 이유 등을 고려해 따로 경찰에 신고하지는 않았다고 B중학교 관계자는 전했다.

2일 오후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한 수사관이 양천구 모 중학교 부탄가스 테러 관련 증거품을 공개하고 있다.

상담에서 '누군가를 찔러 죽이고 싶다는 테러에 대한 환상에 시달리면서도 절제해야 한다는 생각이 함께 들어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다.

부모는 이군의 이같은 상태를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고 학교 측은 전했다.

이날 등굣길에 만난 B중학교 학생들은 이군이 조용한 성격이었지만 이른바 '왕따'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이군과 같은 반을 했던 또 다른 학생은 "6월 에 학교에서 방화 시도를 했을 때 솔직히 깜짝 놀랐다"며 "불을 내거나 누구를 해치려고 생각할 친구는 아니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군은 결국 B중학교 측의 소개로 한 대안학교로 옮기기로 했는데, 전학 가기로 한 날 양천구 A중학교를 찾아가 부탄가스 '테러'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1일 사고 발생 3시간 뒤 한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에 'XX중 테러'라는 제목의 범행 장면으로 추정되는 두 개의 동영상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일 폭발이 발생한 교실의 출입문과 창문이 복도에 떨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