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닌 것은 아니라고 해야 | 정연만 환경부 차관님께

제가 듣기로 환경부 공무원의 대다수가 설악산 케이블카 건설에 우려의 마음을 갖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아고산대의 우수한 식생지대,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주요 서식처, 주요 봉우리 등에 들어서서는 안 되고, 기존 탐방로와의 연계되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 따라, 설악산 케이블카 건설 계획이 국립공원위원회에서 두 차례 반려된 것을 환경부 공무원들이 다 알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런데 또 다시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설악산 케이블카가 일사천리로 진행되려 하고 있습니다.

2015-08-25     배보람

8월의 호국인물이 고(故) 안병하경무관이라는 사실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알고 있을까요?

이달의 호국인물로 이야기를 꺼낸 것은 요사이 제 생각과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왕조시대에도 왕에게 직언을 아끼지 않는 신하들이 꽤 많았는데, 민주공화국 시대인 오늘날 그런 사람을 만나는 것이 왜 더 어려워졌을까요?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아니 자리를 걸고서라도 아닌 것은 아니라고 답할 수 있는 책임 있는 공무원을 만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운 시절입니다. 제 글은 이런 답답한 현실을 살아가는 국민의 하소연이라 생각하면 될 듯합니다.

설악산 케이블카 건설을 시작으로 호텔급 산장을 짓고, 승마와 산악자전거 코스를 만들겠다는 그들의 계획은 우리가 온전히 보전해야 한다며 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자연마저도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는 천박함을 날 것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차관님이 환경부 공무원들의 마음을 받아, 아닌 것은 아니라고 답하리라 믿고 있습니다. 환경부 공무원들이 소신 있게 일하도록 책임 있는 자세를 견지하겠다는 차관님의 말씀을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8월 28일, 그 동안 케이블카를 심의했던 원칙에 근거하여 올바른 결정이 날 수 있도록 차관님의 책임 있는 자세를 기대합니다.

윤기돈 드림

*윤기돈 : 녹색연합 전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