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쇼크가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끼친 5가지

2015-08-26     원성윤

1. 중국 지도부 리더십에 타격, 미 대선에도 영향

중국 지도자들은 지난 6월 29일 베이징에서 한국과 영국 등 57개국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회원국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AIIB 협정문 서명식'을 개최하는 등 속전속결로 출범 준비를 완료, 세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중국 주식시장의 동요로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입지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들도 나오는 상황이다. FT는 "지난달 초 주가가 폭락하자 중국 금융당국은 전례 없는 조치로 증시 부양에 나섰는데 시장 불신을 초래한 계획의 설계자는 바로 리 총리"라며 주식시장 동요가 공산당 체제와 리 총리를 흔들어 놓았다고 전했다.

미국 대선판에도 중국발 쇼크의 불똥이 튀었다. 중국 주식 폭락 여파로 미국 증시도 흔들리자 공화당 후보를 중심으로 미국 현 정부를 겨냥한 '경제 위기론'이 흘러나왔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미국 경제가 너무 중국과 아시아 국가들에 얽매여 있다. 미국이 세계경제의 열쇠를 중국에 내줘 무력해졌으니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2. 미국 금리인상 인상 지연 관측 확산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마켓워치가 24일 전한 바클레이스 보고서는 애초 9월로 예상했던 시점을 멀찌감치 내년 3월로 늦췄다. 블룸버그는 내달의 FOMC 회동 전까지 나올 새로운 지표들이 연준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면서 오는 28일 발표되는 소비자 신뢰 지수와 8월 고용 규모(내달 4일), 소매 판매 실적(내달 15일)을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중국의 경기둔화로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수요가 급감, 중남미 국가 등 에너지 생산국들의 경제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만큼 인상 시기를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설립자인 레이 달리오는 아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통화 긴축이 아니라 양적완화(QE)에 나설 것이라며 "디플레이션 위험이 인플레이션보다 상대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 일본·유럽, 추가 양적완화 강화 가능성

JP 모건 체이스의 야마와키 다카푸미 전략가는 "돈이 실물 경제로 흘러가지 않는다"면서 "일본은행이 일본 국채를 대거 사들임으로써 유동성이 일본은행과 시중은행 간을 오갈 뿐"이라고 지적했다.

4. 신흥국 위기, 갈수록 심각

프라이스 선물그룹의 필 플린 연구원은 "중국 주식시장의 폭락이 모든 것을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 우려와 원자재 가격 추락으로 자원 수출국의 통화 가치도 급락했다. 특히 중국 경제에 의존도가 높은 아프리카 국가들의 외환시장이 출렁거렸다.

부도 위험 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신흥국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중국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 아시아 신흥국과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CDS 프리미엄이 2∼8년 만에 최고조로 올랐다. 이런 신흥국 위기는 해당국 정치 지형을 바꿀 가능성이 크다. 유권자들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새로운 정치적 리더십을 요구하는 경우가 과거 역사에서 적지 않았다.

5. 저성장 고착화 우려, 한국 경제도 경고음

IMF 예상대로 들어맞는다면 세계 경제는 금융위기의 여파로 제로(0) 성장했던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을 하게 된다. 세계 경제는 2010년과 2011년 각각 5.4%, 4.2% 성장했지만 2012년부터 3년간은 내리 3.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IMF는 "급격한 자산가격 변동과 금융시장 변동성 증가, 중국의 성장률 둔화 등이 하방 위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도이체방크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수출 회복이 점점 불확실성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며 중국의 경기 둔화를 불확실성 증대의 최대 요인으로 꼽았다. 수출과 내수 동반 부진에 중국 경기 불안, 신흥국 위기 등 대외 악재도 걷힐 기미가 보이지 않아 한국 경제는 앞으로도 휘청거릴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