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강제 납치" 도쿄 올림픽에서 벨라루스 출신 육상 선수가 귀국을 거부하고 도쿄에서 보호 요청 및 망명을 신청했다

그는 2일 육상 여자 200m와 5일 4×400m 계주 출전이 예정돼 있었다.

2021-08-02     안정윤 기자
크리스티나 치마누스카야 선수 ⓒAleksandra Szmigiel via Reuters

크리스티나 치마누스카야(24)가 도쿄에서 망명을 신청했다.

원래 그는 2일 육상 여자 200m와 5일 4×400m 계주 출전이 예정돼 있었다.

그는 ”다른 벨라루스 여자 육상 대표팀의 일부 선수가 도핑 테스트를 제대로 하지 않아 갑자기 코치가 나를 4x400m 계주에 출전하라고 강요했다. 이전까지 그 종목 시합에 나가 본 적이 없다”고 소셜미디어에 폭로했다. 

이후 갑자기 코치가 그에게 ”짐을 싸”라고 말하고 돌연 경기를 앞두고 1일 코치진에 의해 강제로 공항에 오게 된 상황인 것이다. 치마누스카야는 이를 ‘정부에 의한 납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네다 공항에서 크리스티나 치마누스카야 ⓒIssei Kato via Reuters

 

그는 하네다 국제공항에서 귀국행 비행기 탑승을 거부하고 일본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며 ”벨라루스 정부가 동의 없이 나를 강제로 귀국시켜 생명의 위험을 느낀다”고 말했다. 

″벨라루스에서 내가 소셜미디어에 쓴 글에 대해 ‘정권 비판’이라고 판단해 팀에서 제외돼 강제송환 결정이 내려진 것 같다.” 그의 말이다. ”벨라루스로 돌아가면 생명을 보장받기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벨라루스는 동유럽 국가로 독재 국가다. 벨라루스 루카셴코 대통령은 27년째 장기 집권 중이다.   

자료사진 ⓒGIUSEPPE CACACE via Getty Images

 

치마누스카야 사건이 논란이 되자, 벨라루스 올림픽 위원회는 치마누스카야가 ‘감정적이고 불안정한 심리적인 상태’이기에 의학적 조언으로 도쿄 올림픽을 떠나야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치마누스카야는 이를 반박했다. ”그들은 내 의사를 물어본 적이 없었고 정신 진단을 받은 적도 없다.” 치마누스카야의 말이다. 

벨라루스와 인접한 국가인 폴란드도 이 상황을 보고 치마누스카야 선수에게 도움을 제공했다.

마르신 프르지다츠 외무차관은 ”치마누스카야가 원한다면 폴란드에서 자유롭게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게 돕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