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케이블카 경제성검증을 재실시하라

관광객, 지역주민, 환경단체에 따라 케이블카에 대한 접근과 찬반이 모두 다르기에, 경제성 검증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런데 지난 7월 양양군에서 의뢰하여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서 용역을 진행한 "설악산국립공원 오색삭도 설치사업 경제성 검증"에서는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였다. 그럼에도 이 보고서는 현재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2015-08-17     정란수
ⓒ한겨레

관광객, 지역주민, 환경단체에 따라 케이블카에 대한 접근과 찬반이 모두 다르기에, 경제성 검증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런데 지난 7월 양양군에서 의뢰하여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서 용역을 진행한 "설악산국립공원 오색삭도 설치사업 경제성 검증"에서는 타당성 검증 결과 B/C 1.214로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였다. B/C는 비용 대비 편익으로 이 숫자가 1 이상이면 일반적으로 타당성이 있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조금은 지루할 수 있는 숫자 이야기이지만, 어떠한 보고서 상의 문제점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보고서는 강원도청 환경과의 오색케이블카 경제성분석 관련 보도자료에 첨부되어 있는 보고서를 기준으로 살펴보도록 한다.

1. 분석원칙

<설악케이블카 타당성검증 보고서 12페이지>

5.5%와 3.31%가 무슨 대단한 차이가 있겠느냐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할인율은 누적되어 적용이 되기 때문에 30년간 적용을 하게 되면, 5.5% 할인율 적용시, 마지막 30년차의 수입을 원 금액의 18%만을 현재가치로 적용받게 되지만, 3.31% 할인율 적용시, 마지막 30년차의 수입을 원 금액의 35%만큼 현재가치로 적용받게 된다. 거의 2배 숫자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실제로 보고서 상에서 연차별 편익과 비용을 기술하고 있는데, 필자가 할인율을 5.5%로 적용할 경우, B/C 값이 약 0.11 정도가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 객단가

<설악케이블카 타당성검증 보고서 22페이지>

그런데 여기에는 2가지 꼼수가 존재한다.

2번째, 실상은 객단가 산출을 위한 근거자료도 엉터리이다. 요금을 성인 기준으로만 책정한 것이다. 케이블카는 성인만 타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청소년, 어린이, 단체 등의 요금을 고려한다면 본 요금에서 약 20~30% 수준은 객단가가 감소되어야 한다. 이를 적용하면 B/C 결과가 1 이상 나올 수가 없다.

3. 운영비용

아래의 (주)설악케이블카 손익계산서를 보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설악관광 손익계산서 자료>

당연히 그만큼 운영비용이 증가하여야 하나 이를 무시했다. 그러기에, 운영비용은 매출액 대비 48%가 아니라, 57% 수준이 적절하며, 여기에 환경보전기금을 합하여야 한다.

4. 사업비 문제

사업비는 일반적으로 사업비와 예비비를 별도로 구분하지 않는다. 즉, 사업비는 예비비를 포함하여 총 사업비라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본 사업의 사업비는 460억원이 아니라, 10%를 더한 506억원이 된다.

물론, 현재 사업비는 예타 대상은 아니다. 사업비가 506억원이라 하더라도, 국비가 50%일 경우, 253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향후 설계과정에서 조금만 사업비가 증액이 된다면 이 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야 한다.

본 보고서 12페이지에서도 밝히고 있는바, 이 보고서는 사회적 비용/편익을 분석하는 본래적 의미의 경제성분석보다는 재무성분석에 가깝다. 환경성 등은 경제성분석과는 별도로 평가되어야 한다고 본 보고서에서도 제시하고 있다.

또 하나, 본 케이블카는 현재 운행되고 있는 설악케이블카의 수요는 전혀 별개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인근 케이블카의 경쟁에 따른 수요 감소 등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수요 추정이 너무 단순한 구조로 분석되어 있다.

6. 결론

그런데, 본 경제적 타당성 검증 보고서는 사실 너무나 결격사유가 많다. 발주처의 입맛대로 어쩔 수 없이 타당하다는 결과를 내놓을 수밖에 없는 연구진이 불쌍할 정도이다. 사업 추진 결정에 있어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객관적인 타당성을 재실시하는 것이 사회적 혼란과 불필요한 논쟁을 해소하는 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