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최대 위험요인

박 대통령이 정권의 명운을 걸다시피 하면서 내건 창조경제도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부동산, 규제완화, 재벌을 기본골격으로 엮은 것에 불과하다. 낡아빠진 패러다임으로 새롭고 참신한 경제를 꽃피우겠다는 '창조적 허구성'과 다름없다. 창조경제는 길게 봐야 앞으로 1년이면 그 수명이 끝날 정치구호의 운명을 타고났다.

2015-08-17     이동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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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가보지 않은 험한 산길을, 어디로 가는지 목적지도 잘 모르면서, 그것도 깜깜한 밤에 뒤만 보면서 앞으로 무조건 달려 나간다. 더욱이 운전사 기분 내키는 대로 방향을 이리저리 틀면서 과속으로 질주한다. 지금 박근혜 대통령이 운전대를 잡고 있는 한국 경제의 모양새다. 조금 더 가면 벼랑 끝인데 아집은 왜 그리도 센지. 주변에는 대통령 심기 살피기에 급급한 자들만이 있을 뿐이다. 이것이 지금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최대 위험요인, 바로 '박근혜 리스크'다.

국민에 대해 '존경'이라는 표현을 거의 쓰지 않던 박 대통령이 지난 8월6일의 담화문에서는 무엇이 다급했는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이라는 표현을 무려 일곱 차례나 쓴 것이 이례적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그 담화문에서 대통령으로부터 정말 '존경받았다'고 느낀 국민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그것은 단지 그간의 실정에 대한 사과를 갈음하는 형식적이고 비겁한 요식행위일 뿐이었다. 장관들, 청와대 부하직원들에게 하던 버릇대로 '존경하는' 국민들에게도 '일방적 지시사항'을 하달한 대통령의 담화문에서 국민에 대한 존경심은 없었다. 국민을 시종 대하듯이 하는 태도만이 보였을 뿐이다.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그 근저에 깔려 있는 국가경제 운영의 기본 패러다임이 부동산, 규제완화, 재벌의 3요소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이다. 박 대통령이 정권의 명운을 걸다시피 하면서 내건 창조경제도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 3요소를 기본골격으로 엮은 것에 불과하다. 낡아빠진 패러다임으로 새롭고 참신한 경제를 꽃피우겠다는 '창조적 허구성'과 다름없다. 창조경제는 길게 봐야 앞으로 1년이면 그 수명이 끝날 정치구호의 운명을 타고났다.

박 대통령이 진정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이루고 싶다면 '박근혜 리스크'부터 극복해야 한다. '박근혜'를 버리고 국민들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시장에 가서 맹목적인 지지자들과 포옹이나 하는 정치 쇼를 그만해야 한다. 청년·중장년·노년, 지지층·비판층 가리지 말고 골고루 만나 대화하고 쓴소리도 들어야 한다. '국민과의 대화'를 비겁하게 피해서는 안 된다. 국민을 설득할 수 없으면 대통령이 국민에게 설득당해야 한다. 그것만이 해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