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은 개그맨들 사이에서 평범한 사람" 김영희PD 평가받은 유재석이 백상 대상받고 한 의미있는 소감
"저는 1991년도에 데뷔한 개그맨입니다."
″유재석은 개그맨들 사이에서 평범한 사람”이었다. 얼마 전 유재석 데뷔 30주년 기념으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김영희 PD가 한 말이었다.
유재석이 ‘내 인생을 바꿔준 프로그램‘이라고 꼽은 MBC ‘책을 읽읍시다’의 PD 김영희는 ”당시 왜 저를 캐스팅하셨나요?”라는 질문에 ”별로 웃기지 않잖아요”라는 의외의 답을 내놓은 바 있다. 그는 ”유재석 씨 지금도 보세요. 폭발적으로 웃기는 사람이 아니에요. 개그맨들 그룹 중에서는 굉장히 노멀하고 평범한 사람. 근데 그런 사람이 대박이 나고 롱런할 수 있어요. 왜냐하면 한 번 빵 터지면 그 소재가 고갈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거든요. 은은하게 오래가야 하는데, 유재석 씨는 굉장히 소탈하고 솔직하고. 그런 마음을 가진 게 유재석 씨 데뷔한 지 8,9 년차였는데 (쿵쿵따 할 때) 보니 굉장히 재미있어서 캐스팅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됐죠”라고 말했다.
최근 KBS ‘쿵쿵따‘의 영상들이 돌아다니면서 지금처럼 진중하지만은 않은 발랄하고 재기 넘쳤던 그 시절 유재석의 유쾌한 모습들이 새삼 재미있다는 반응들이 많다. 특히나 강호동과 유재석의 남다른 케미스트리에 감탄하며 강호동에게 있어 유재석은 ‘이수근‘의 역할이며, 유재석에게 있어 강호동은 ‘정준하’ 역할이 되어준다면서 두 사람이 함께 있다면 지금도 무적이겠으나 몸값이 비싸 한 방송에서 볼 수 없어 안타깝다는 의견이었다.
이에 대한 갈증이 그에게도 있던 것일까. 제57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대상을 수상한 ‘유재석’의 수상 소감에서 개그맨을 향한 그의 애틋한 마음이 드러났다.
유재석은 대상 수상에 ”조금 놀랐다. 너무나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얼떨떨한 심경을 드러냈다. 지난해 TV부문 대상은 KBS 드라마 ‘동백꽃필무렵‘이 탔으며, 유재석이 TV 부문 대상을 수상한 것이 2013년 이후 2번째라는 점에서 ‘무한도전’ 이후 앞으로는 없을 것 같았던 2번째 정점을 맞이했다고도 평가될 수 있기 때문.
그는 ”제가 작년에 큰 상을 받으면서 ‘7년 후에 뵙겠다‘고 얘기를 드렸는데, 1년 만에 이렇게 또 염치없이 큰 상을 받게 되어 뭐라고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이 상은 제가 받지만, 저 혼자 받을 수는 없다. MBC ‘놀면 뭐 하니?‘, SBS ‘런닝맨‘, KBS 2TV ‘컴백홈‘, tvN ‘식스센스’ 등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어주신 제작진 여러분께 감사를 드리겠다”라고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이어 ”무엇보다 함께해 주신 수많은 게스트, 동료 선후배님께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드리겠다. 예능을 아껴주시는 많은 시청자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시청자와 동료에게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유재석은 ”저에 대해 TV 진행자, MC로 많이 얘기들 하시는데 저는 1991년도에 데뷔한 개그맨이다. 앞으로도 제 직업, 희극인 말 그대로 많은 분께 웃음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 볼 수 있는 많은 즐거움이 있지만 조금 더 웃음에 집중하겠다”라고 여전히 ‘개그‘를 향한 뜨거운 애정을 이야기했다. 이는 김영희 PD가 ‘개그맨 중 평범한 사람‘이었던 그에게서 ‘국민 MC’의 자질을 발견했던 것과는 달리 그 마음속에는 여전히 개그맨이라는 정체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설파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유재석은 2006년과 2020년에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남자부문 예능상, 2013년과 올해 2021년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황혜원: hyewon.hwang@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