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한국', 두 나라가 고향인 나의 이야기

제가 대학생일 때 일본에서는 한류 붐으로 도시 곳곳에서 한류 스타를 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조금씩 다양해지고 있지만, 저는 여전히 "한국이라는 말은 듣기조차 싫다. 그러니 가능하면 내 눈 앞에서 한국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한국'이라는 단어를 듣기만 해도 내가 한국인임을 들키는 것이 아닐까 불안해 한 적도 있었습니다.

2015-08-15     ユヒャン

2015년 8월 15일이 지나고 있습니다.

이 시기가 되면, 왠지 '나'를 마주보는 기회가 많아집니다. 저는 일본에서 태어난 한국인입니다. 이른바 재일교포입니다. 저는 현재 29세. 학창 시절 한국인이라고 밝히는 게 싫어서 어쩔 수 없이 숨은 적도 있었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선생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만, 당시에는 "나는 다른 일본인 친구와 다른 사람이다"라고 선고받는 것도 쇼크인데, 재일교포라고 말하는 것은 더욱 싫었습니다. 왕따가 된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한국'이라는 단어를 듣기만 해도 내가 한국인임을 들키는 것이 아닐까 불안해 한 적도 있었습니다.

19살 때 당시 사이가 좋았던 여자 친구와 둘이서 관광 겸 서울에 가게 되었습니다. 친구의 이름은 아서(별명입니다).

추운 겨울이었습니다. 중학생 때 가족과 고향인 전남에 성묘를 갔을 때 이후 한국에 온 건 처음이었습니다.

인천 공항에서 서울 시내로가는 도중에는 '한강'을 넘습니다.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한강을 보니 온몸이 뜨거워졌습니다.

어쨌든 저는 한강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받았고, 에너지가 전하는 메시지를 느꼈습니다.

이렇게 느꼈습니다. 한강은 아주 아름답고 강력했습니다.

한강의 황혼, 한국 서울에서

그러나 그 순간 '한강'이란 대자연의 에너지에서 배웠습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났습니다. 재일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컴플렉스를 가졌던 제가 지금은 "유향"이라는 한국 본명으로 일본에서 한국의 미용과 건강요법의 매력을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재일교포인 저는 일본에서 태어났는데 일본인이 아닌, 한국에 가도 일본에서 온 일본인처럼 보인다는 현실에 당황한 적도 있었습니다. "고향"이라는 단어는 제게 없는 거라고 느낀 적도 있습니다.

지금은 국적에 얽매이지 않고 많은 일본인과 한국인의 도움을 받으면서 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일본과 한국이라는 두 나라의 정체성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두 나라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간신히 저의 뿌리를 받아들이고 인생의 출발선에 선 듯한 기분입니다.

한방을 연구하는 유향, 한국 서울에서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 재팬의 블로거이자 한방미용가 유향(ユヒャン)의 글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