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교과서의 장례식이 치러지다(사진)

2015-08-14     남현지

한말글문화협회, 한글문화연대 등 한글 관련 53개 단체가 모인 '초등 교과서 한자병기 반대 국민운동본부'가 서울 도심에서 한글 교과서의 장례식을 치렀다.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한글회관 앞에서 초등교과서 한자병기 반대 국민운동본부 관계자가 한글교과서 장례식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상과 세종문화회관 옆 조선어학회 순국선열탑, 주시경마당을 방문해 묵념을 했다.

'한자병기 웬 말이냐' '한글 교과서 살려내라'라고 적힌 만장 10개가 그 뒤를 따랐다.

이들은 행렬을 마친 뒤 오전 11시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자 병기 정책 추진을 비판했다.

이들은 "교육부는 일본식 한자혼용 주장자들 말만 듣고, 그것도 광복 70주년에 한자 병기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신문과 대학 논문도 한글로만 쓰는 세상에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한말글문화협회, 한글문화연대 등 한글 관련 53개 단체가 모인 '초등 교과서 한자병기 반대 국민운동본부' 관계자들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자 병기 정책 추진을 비판하고 있다.

김종택 한글학회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님께 드리는 글'에서 "초등 교과서에 한자를 함께 적게 되면 한자 사교육 시장이 번창하고 초등학교 학생의 학습 부담이 늘어난다. 이는 대통령님의 업적에 씻을 수 없는 과오를 남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운동본부 주최로 전날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초등 교과서 한자병기와 초등학교용 적정 한자 제시는 필요한가' 토론회에서도 한자 병기 반대 주장이 잇따랐다.

주최측은 "한자 병기는 어린이들에게 학습 고통을 가중하고 언어 학습과 사고 발달에 장애를 가져올 위험천만한 정책"이라며 교사 1천명의 반대 선언문도 발표했다.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한글회관 앞에서 초등교과서 한자병기 반대 국민운동본부 관계자가 한글교과서 장례식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